[주간관심주] 큰 기대만큼 상승·하락 폭도 컸던 경협株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의 변동성도 눈에 띄게 커진 한주였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 경협주는 지난 25일 하루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남북 철도 테마주인 현대로템[064350](-19.19%), 에코마이스터[064510](-25.36%), 대호에이엘[069460](-23.29%), 부산산업[011390](-22.73%), 푸른기술[094940](-21.70%) 등은 20% 안팎으로 떨어졌다.
북한 인프라 건설 테마주로 분류되던 특수건설[026150](-24.40%)과 우원개발[046940](-21.85%), 고려시멘트[198440](-20.03%) 등도 곤두박질쳤다.
과거 대북 사업에 관여했던 업체들 주가도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16.84% 하락했고 좋은사람들[033340](-22.05%), 남광토건(-18.40%), 인디에프[014990](-17.81%), 신원[009270](-17.37%) 등 개성공단 입주업체도 동반 하락했다.
선도전기[007610](-22.19%), 제룡전기[033100](-19.92%), 광명전기[017040](-17.44%) 등 대북 송전주도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남북 경협주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도 성공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잇따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급락했다.
23일 남측 취재진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막판 합류하면서 일부 종목이 낙폭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취소하면서 주가는 다시 와르르 무너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 무산으로 남북 경협주의 조정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이후 한반도 평화 무드에 대한 기대와 북한발 훈풍이 사그라지면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외국인 수급 이탈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남북 경협주의 되돌림과 더불어 한국 증시 단기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경협주로 급등했던 건설·기계 등은 차익 실현 욕구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4월 남북정상회담이 파격적이어서 향후 경제협력도 확대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경제협력 실체(펀더멘탈)는 2007년 정상회담 때와 달라진 점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와 상관없이 경협주의 주가는 조정을 겪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어서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택 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이 아직 완전히 결렬됐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실 투자자의 생각과는 달리 지금까지 북한 이슈가 증시 전체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남북, 북미 간의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은 작다"며 "한반도 정세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방향성보다는 속도와 단기 등락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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