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사상 정선 철광 매몰사고…안전불감증 난무한 '막장'
감시원 배치 없이 무자격자가 발파, 작업일지 허위기재
경찰, 2명 구속·8명 불구속…화약관리실태 점검
(정선=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지난달 26일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강원 정선 한덕철광 매몰사고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人災)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발파 전 갱도 내 작업자 확인이나 감시원 배치와 같은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물론 무자격자가 발파하고도 이를 숨기려고 작업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
정선경찰서는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갱도 내 발파작업 중 6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로 안전 책임자 A(54)씨와 발파자 B(5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화약류 관리 책임자 C(67)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26일 오후 3시 40분께 정선군 신동읍 한덕철광 신예미 광업소 지하 525m 갱내에서 환기용 갱도를 뚫기 위해 수직 굴진 발파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발파 전에 주변 작업자들이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유동 인원을 통제할 감시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발파, 하부 갱도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 6명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안전 책임자인 A씨는 정작 발파 현장에는 없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또 법률상 1급 화약류 관리기사 자격증이 있는 C씨만이 화약 300㎏ 이상의 '대발파'를 할 수 있음에도 아무런 자격증이 없는 B씨 등에게 발파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발파작업일지에도 대발파가 아닌 화약 300㎏ 이하의 일반 발파를 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구속 입건된 현장소장 D(61)씨 등은 갱내 근로자 등에게 정기적인 안전교육조차 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또 갱내 작업장을 수시·정기 점검하고 화약류 취급사항 조사 및 현장 안전 진단을 해야 함에도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는 등 안전의무도 다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가 난 철광산에서는 사고 당일뿐만 아니라 수년 전부터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던 예고된 참사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참사가 난 갱도는 안전불감증이 난무한 말 그대로 '막장' 그 자체였던 셈이다.
경찰은 "광산 내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화약 관리 실태 점검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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