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언론과 전쟁…기자·매체 신뢰도 평가사이트 열기로
비판보도에 응수…"기자 재갈물리는 돈많고 남자" 비난듣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최근 자율주행차 잇단 사망 사고에 적자 누적 등의 악재가 겹치며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언론을 상대로 분풀이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기자와 언론 매체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대중이 기사의 진위와 일정 기간에 걸쳐 기자와 편집인 개개인과 매체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이 사이트의 이름을 '프라브다'(Pravda)라고 명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브다는 러시아어로 '진실'을 의미하며 공교롭게도 구소련 공산당 기관지의 명칭이기도 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에서 재러드 버철을 대표로 둔 프라브다라는 기업이 설립됐는데 버철은 머스크가 진행 중인 또 다른 프로젝트에도 이름이 올라있는 인물이라고 CNN은 전했다.
머스크가 언론 평가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 주 초 탐사보도 전문 비영리 매체 '리빌'(Reveal)이 테슬라 생산공장의 안전 문제를 고발하는 기사를 보도한 이후 나왔다.
만우절에 농담으로 가짜 뉴스를 트윗하기도 한 머스크이지만 그의 이런 계획이 사실이라면 손쉽게 조작 가능한 온라인 인기투표를 통해 기자와 언론 매체의 평판이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버지니아대 시바 바이드하이아나단 신문방송학 교수는 "왜 일론 머스크가 그런 사이트를 운영하며 그가 운영할 경우 사이트가 얼마나 신뢰할만한 것이겠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자유 옹호 단체인 '프리 프레스'의 티머시 카는 "우리가 절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자신과 같은 의견이 아닌 기자들의 입을 막겠다고 위협하는 돈 많고 힘 있는 또 다른 남성"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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