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로 뒤덮인 한반도…"건강해도 외출은 최대한 자제"

입력 2018-05-24 08:14
황사로 뒤덮인 한반도…"건강해도 외출은 최대한 자제"

폐암·뇌졸중·심장마비 일으킬수도…"보건용 마스크 꼭 착용"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24일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뒤덮을 전망이다.

황사 먼지 중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호흡기와 혈관으로 침투해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황사가 낀 날에는 야외 활동을 삼가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19개 예보권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모두 '나쁨'이 예상되고 일부 지역은 오후에 '매우 나쁨'으로 악화할 전망이다.

◇ 몸에 침투해 심장마비·폐암 일으킬수도

황사는 중국과 몽골 내륙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가라앉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 주로 봄철에 영향을 준다.

신라시대에도 '흙비가 내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황사 바람이 중국의 산업화된 지역을 지나는 과정에서 규소, 납, 카드뮴, 니켈, 크롬 등 중금속 농도가 증가해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황사가 무서운 것은 입자가 작은 먼지 때문이다. 지름이 10㎛(1㎜의 1천분의 1) 이상인 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하지만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는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에 붙어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혈관 등에 축적되면서 인체 곳곳에 영향을 주게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미세먼지가 폐렴과 폐암, 뇌졸중, 심장질환,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시키고, 어린이의 폐성장을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또 임산부가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저체중 태아 출산이나 조산이 있을 수 있고, 어르신은 호흡기·심혈관 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미세먼지가 심장마비와 폐암, 천식,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경고했다.



◇ 고위험군 외출 최대한 자제, 물걸레 청소 효과적

미세먼지에 대한 최선의 예방수칙은 고농도 미세먼지 환경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예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면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호흡기, 심뇌혈관계, 알레르기, 천식을 앓는 환자와 어린이, 임산부, 어르신 등 고위험군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40∼5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눈이 아픈 증상이 있거나 기침이나 목의 통증으로 불편한 사람도 실외활동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도 환기는 필요하다. 다만, 짧은 시간 창문을 열고 공기청정기 등으로 공기를 정화해야 한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 집안 먼지를 가라앉히고 나서 물걸레 청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보건용 마스크' 착용…먼지농도·호흡량 고려해 제품 선택

미세먼지가 있는 날 외출을 하려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면 마스크는 황사나 미세먼지 입자를 걸러내지 못하므로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를 살 때는 제품의 포장에서 '의약외품'이라는 문자와 KF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 인증의 약자다.

KF 문자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는 더 크다. KF80 마스크는 평균 0.6㎛ 입자를 80% 이상 걸러내고, KF94와 KF99는 평균 0.4㎛ 입자를 94%와 99% 이상 각각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숫자가 높을수록 숨쉬기가 어렵거나 불편할 수 있으므로 황사와 미세먼지 발생 수준, 개인별 호흡량 등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계에서는 1시간 이상의 외부 활동을 계획한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이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있다.

우리 몸의 미세먼지 축적량은 평균 대기 농도뿐 아니라 노출 시간, 외부 활동 강도 등 다양한 외부 조건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 인공눈물로 눈 속 먼지 제거, 렌즈보다는 안경 착용

황사철에는 눈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외출했을 때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로 눈 표면을 씻어내면 좋다.

다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는 내용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용기 끝이 눈꺼풀이나 속눈썹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은 일회용 안약은 개봉 즉시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려야 한다.

통증이 심하고 가렵고 붉어지며 눈에서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면 결막염, 각막염 등을 의심하고 안과에 가봐야 한다.

먼지가 많을 때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면 렌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먼지가 많을 때 렌즈를 끼면 건조현상이 심해지면서 충혈, 가려움증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8시간 이상의 장시간 착용은 피해야 한다.

식품 관리도 중요하다. 메주·마른고추·시래기·무말랭이 등 자연건조 식품이나 포장되지 않은 식재료 등은 미세먼지나 황사에 오염되지 않도록 포장하거나 밀폐된 장소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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