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남부서 차량 폭탄 해체 중 '쾅'…16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차량에 설치된 폭탄을 치안당국이 발견해 해체하던 중 폭탄이 터지면서 최소한 16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23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치안 당국은 전날 오후 칸다하르의 한 상가 주변 차고에서 폭발물과 폭탄 조끼, 유탄발사기 등으로 가득한 소형 승합차를 발견했다.
당국은 주변 도로의 통행을 차단하고 경비병력을 배치한 뒤 승합차 내부 폭발물 제거를 시도했지만 이에 실패하면서 폭탄이 터졌다고 칸다하르 주 경찰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폭탄제거 반원과 경비 병력 등 4명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사망했고, 치안병력 10명 등 38명이 부상했다.
폭발의 위력이 치안당국 예상보다 더 강력해서 대부분 사상자는 통행제한구역 바깥에 있던 행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내 가게로 가는 도중 통행이 차단돼 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큰 폭발이 일어나 급하게 도망쳤다"면서 "가게에 이미 도착해 있던 동료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한 치안 관계자는 테러범들이 이슬람 단식성월인 라마단이 끝날 때 많은 주민이 쇼핑하러 모이는 것을 노려 대규모 테러를 하려고 폭발물을 준비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발물을 준비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정부군과 17년째 내전을 벌이면서 지난달 연례 춘계 대공세를 선언한 탈레반의 소행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탈레반은 앞서 21일 수도 카불에서 정부와 경찰, 정보기관을 겨냥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민간인들은 이런 시설에 다가가지 말라고 테러를 예고한 바 있다. 탈레반은 또 최근 아프간 남동부 가즈니 주에서 치안 당국과 격렬한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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