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 제도개선안에 "급한 불 껐지만, 근본 해결 아냐"

입력 2018-05-23 14:55
면세점 업계, 제도개선안에 "급한 불 껐지만, 근본 해결 아냐"

"면세점 특허 갱신 제한하면 불안 여전…지속해서 갱신 허용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면세점 업계는 23일 대기업의 면세점 특허 기간을 현행 5년에서 최대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개선안이 확정된 데 대해 일단 특허 기간 연장으로 숨통이 트였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특허 기간이 연장돼도 대기업의 경우 10년마다 원점에서 입찰전을 치러야 해 잠재적인 투자 및 고용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면세점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면세점 특허 기간을 기존 5년으로 유지하되 대기업은 1회, 중소·중견기업은 2회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 권고안을 확정했다.

기존에는 대기업의 경우 특허 갱신이 허용되지 않고 중소·중견기업만 1회 허용됐다.

면세점 특허를 받으면 현재는 대기업 사업자는 5년,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10년까지 운영이 가능하지만, 이번 개선안이 실현되면 각각 10년, 15년까지 면세점 운영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다 보면 장기적 사업 운영 계획을 짜기 어렵고 인력 관리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서 10년으로 연장된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사업 투자를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할 수 있게 됐다"며 "특허 기간이 연장되면 입점 대상 브랜드와 협상할 때도 보다 여유있는 입장에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권고안이 근본적인 개선책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입찰전을 통해 다른 업체와 경쟁을 벌여야 하고 특허를 잃을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빅3' 업체 중 한 곳의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가는 면세점 사업자 입장에서는 만에 하나라도 사업을 다시 못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데 누가 과감히 투자하거나 고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한 실망스러운 개선안"이라며 "5년에서 10년으로 한번 연장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면세점 사업자에게 특별한 위법사항이 없으면 특허 갱신을 지속해서 허용해 사업의 영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지노, 방송통신(홈쇼핑 등), 여객운수, 어업 등 국내 허가제 산업이나 해외 시내 면세점의 경우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사업 허가를 갱신해주고 있어 면세점에만 특허 갱신을 제한하는 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이들 업체는 주장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를 5년마다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한 일명 '홍종학법'은 2012년 국회에서 통과돼 2013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홍종학법은 일부 대기업이 면세점 사업을 독점해 특혜를 보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신규 사업자에게도 면세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그러나 이후 경쟁 입찰에 따른 특허전 과열 양상과 기존 사업자 탈락에 따른 혼란 등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날 나온 TF의 권고안을 토대로 7월 말까지 면세점 제도개선 최종안을 마련하고 관세법 등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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