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스포츠 공정, 이제 체육계 아닌 '국민' 눈으로 봐야"

입력 2018-05-23 11:34
노태강 "스포츠 공정, 이제 체육계 아닌 '국민' 눈으로 봐야"

"정당한 절차·인권 보장 안된 메달, 더이상 반기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스포츠 공정과 관련해 지금까진 체육계의 눈으로 판단했는데 이제는 일반 국민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 차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감사를 진행하며 가장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감사 대상들이 규정이나 절차 위반을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도가 좋고 결과가 좋은데, 혹은 잠깐 바빠서라는 등 위반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연맹에 절차와 규정의 중요성을 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 빙상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난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도 감사 과정에서 '빙상연맹에서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줬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노 차관은 전했다.

공정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가 각 경기단체에 설치된 스포츠공정위원회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노 차관은 "앞으로는 일반 국민이 보편적인 사회통념에서 비춰볼 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보는 방향으로 개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감사 지적 사항 중에는 그동안 체육계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의 묵인됐던 것들이 적지 않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의 '페이스 메이커' 확보를 위한 선수 추천제나 일부 선수들의 별도 훈련 등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나 큰 문제 의식 없이 넘겨온 것들이었다.

지도자의 선수 폭행이나 선수간 폭행 역시 과거엔 만연한 것이었다.

이번 감사에선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심석희 폭행은 물론 과거 2011년, 2013년, 2016년에 일어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의 후배 폭행도 드러났다.

해당 선수는 후배에게 훈계를 했다고 진술했으나, 피해자들은 폭행을 당했다고 인식하는 등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노 차관은 "우리 사회나 스포츠계에 결과지상주의나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메달은 더이상 사회나 국민이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행은 심각한 범죄행위임을 염두에 두고 가혹행위는 근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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