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한국, 스마트인프라로 아프리카와 협력 공고하게"
"불평등 확산은 성장잠재력 훼손한다"…소득 분배 노력 강조
아프리카개발은행 연차총회에서 한국-아프리카협력 방안 등 논의
"조선 지도, 유럽보다 100년 앞서 아프리카 수록"…인연 강조
(부산=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기반시설 분야에서 아프리카와 협력을 확대하기 바란다는 뜻을 23일 밝혔다.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의장을 맡은 김 부총리는 개회사에서 "스마트인프라 분야는 한국이 장점을 가지고 아프리카와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갈 수 있는 주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인프라는 아프리카의 도로, 공항, 항만 등 전통적 인프라 부족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 2006년부터 개발금융 지원과 지식공유를 통해 아프리카 스마트인프라 구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이집트 철도 전자 연동시스템(EIS) 도입을 지원한 일이나 지식공유사업(KSP)으로 케냐 지능형 대중교통 체계 개선을 지원한 것 등을 예로 들고서 "한국은 높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밀접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프리카 인구의 반 이상이 19세 미만이고 2020년까지 아프리카 스마트폰 이용자가 7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디지털 산업이 급성장하는 점 등을 거론하며 "아프리카 여러 국가가 이런 구조적 장점들을 활용하여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사막의 기적'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아프리카가 산업화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소득 분배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등 포용적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10개국 중 6개국이 아프리카에 있지만 소득 분배가 가장 불평등한 나라 20개국 중 7개가 역시 아프리카 국가"라며 "불평등 확산은 성장 지속가능성과 성장잠재력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도 이런 인식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제 정책 틀을 '사람 중심 경제'로 전환하고 인적자본 개발, 사회안전망 확충, 계층 간 이동성 증대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ICT 접근성과 활용 능력이 경제적 격차를 오히려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경고하고서, 아프리카 모든 사람이 선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1402년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지도가 유럽보다 약 100년 빨리 아프리카를 지도에 담았다며 "놀랍게도 600여 년 전 조선 시대에도 한국은 아프리카를 지구촌 식구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1951년 유엔군에 합류해 한국 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의 왕실부대인 칵뉴 부대가 한국에 처음 도착한 곳이 이번 회의가 열리는 부산이며, 아프리카 지원군은 한국이 전쟁에서 벗어나 발전 초석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아프리카와 한국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번 연차총회는 '아프리카의 산업화 촉진'(Accelerating Africa's Industrialization)을 주제로 아프리카 국가 등 약 80개 회원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회의에서는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함께 달성한 한국의 경험을 아프리카 국가와 공유하고 양측의 경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논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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