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아프리카 잔치서 中견제 "쉬운 돈 받으면…종속"(종합)

입력 2018-05-22 19:26
美, 한국-아프리카 잔치서 中견제 "쉬운 돈 받으면…종속"(종합)

대외원조업무 총괄하는 마크 그린 대외개발처장 "한국·미국이 돕겠다"

한국-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에서 한국 성장 소개하며 협력 약속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중국과도 긴밀하게 협력…중요한 파트너"

(부산=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풍부한 자원과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받는 아프리카 개발을 놓고 미국 정부가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

마크 그린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은 중국 등이 아프리카 개발을 위해 제공하는 지원에 관해 "아마 좀 쉬운 돈을 먼저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부채가 될 수 있으며 의무만 남고 자립은 이루지 못하는 결과로 향할 수 있다"고 22일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 라운드테이블(장관급 회의)에서 중국이나 독재 국가들을 아프리카의 성장을 지원하는 한국이나 미국과는 "다른 국가들"로 규정하고서 이같이 말했다.

그린 처장은 미국의 대외원조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며 그가 아프리카의 산업화나 한국과 아프리카의 경제협력을 논하는 자리를 이용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여러분 국가 경제의 미래 운명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그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의 선택권을 여러분이 갖고 있다. 선택은 여러분이 하라"면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국가 대표를 향해 결단을 촉구했다.

그린 처장은 이날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국의 성장을 호평하며 아프리카 국가의 호감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한국은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시작해서 민주주의도 이뤄냈고 매우 능력 있는 지도자들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진정하고 강력한 선진국으로 거듭났다"며 "오늘 이 자리에 온 아프리카 모든 나라도 한국처럼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처장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우리의 매우 가까운 파트너들 모두는 아프리카 국가가 자립과 자주를 이루고 기업 중심의 번영을 이룰 날이 올 때까지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이 추구하는 방식이 "많은 독재 국가가 추구하는 여정과는 다르다"면서 차별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 국가들의 방식은 "부채에 기반을 둔 것이라서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아프리카를 종속화시킬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린 처장은 한국 정부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해 방한했다가 이번에 특별 손님으로 KOAFEC에 초청됐다.

회의의 정식 구성원이 아님에도 그린 처장이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견제성 발언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AfDB 측은 선 긋기를 시도했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는 그린 처장의 발언이나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움직임 등에 관해 "(아프리카) 공항에 가보면 비행기가 여러 나라에서 온다. 아프리카는 폭넓은 파트너십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중국도 AfDB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파트너로서 아프리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자의 정책 방향과 비교우위에 따라아프리카와 협력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프리카와 협력할 분야에 대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아프리카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한국은 경제 발전의 경험이 있고, 인프라 기술 수준이 높아 아프리카 국가가 이를 공유 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에서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를 설명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