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비신사적 반칙 입건될까…日 스포츠계 논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대학 미식축구 경기 중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다친 선수가 반칙을 저지른 선수를 고소해 스포츠 경기 중의 반칙을 형사처벌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간사이가쿠인(關西學院)대 미식축구팀 소속 A선수 측은 전날 오사카부(大阪府) 경찰에 니혼(日本)대 B선수를 고소했다고 밝혔다.A선수는 지난 6일 도쿄도(東京都)에서 열린 미식축구 경기 중 볼과 상관없는 곳에서 B선수에게 백태클을 당했다.
뒤쪽에서 B선수가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을 보지 못한 A선수는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간사이가쿠인대와 니혼대는 일본 대학 미식축구계의 정상을 다투는 대학들이다.
B선수는 비신사적인 반칙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고 이례적으로 스포츠청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 조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니혼대학 측이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으나 이 대학 코치가 반칙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A선수는 부친이 대신 제출한 고소장에서 "반칙 행위에 대해 믿을 수 없다. 미식축구를 하지 말걸 그랬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적었다.
B선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긴 하지만, 스포츠 경기 중 저지른 반칙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통상 스포츠 경기 중 부상을 입은 경우 경기 중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가해 선수를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형법은 '정당한 업무에 의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담고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경기 중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권투 경기 등에서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날려도 폭행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은 이 조항 때문이다.
법적인 책임을 묻더라도 가해 선수의 의도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별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일본 법원의 판례에서는 과거 축구 선수가 위험한 플레이로 상대 선수의 다리에 골절 상처를 입혔다가 손해배상 명령을 받은 사례가 있다. 또 풋살(실내축구) 경기 중 한 선수가 레드카드를 받은 뒤 상대편 선수의 목을 구타했다가 상해죄로 체포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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