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스펠에 힘싣기…"미국 지키는 일, 굽힘 없을 것"
취임식 참석…해스펠 "첫 여성 CIA국장 자부심…단호한 결의로 위협 맞설 것"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바통을 이어 정보 수장 자리에 오른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취임식이 21일(현지시간) 열렸다.
폼페이오 국장 시절 부국장을 지내 대표적 '폼페이오 사단'으로 꼽히는 해스펠 신임 국장은 '유리천장'을 깨고 미국의 첫 여성 정부 수장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과거 물고문 전력 논란으로 인해 지난 19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때까지 인준 과정이 험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랭리 CIA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인준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정치인들 앞에서 '그렇다'를 외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고 '격려'하며 힘을 실었다. 폼페이오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도 취임식에 대거 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스펠 신임 국장에 대해 "보기 드문 역량과 헌신으로 CIA에서 30년간 봉사한 사람으로, CIA와 함께 살아 살았고 함께 숨 쉬었으며 이제 이끌어가게 됐다"고 추켜세운 뒤 "당신처럼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 더 늦기 전에 얘기해달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는 또한 "지나는 미국의 힘과 자신감을 재천명하고 있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때, CIA를 훌륭한 다음 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며 첫 여성 CIA 국장이 된 점을 들어 "자랑스러운 이정표를 기록했다. 이건 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의 적들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나는 굳세고 강하다"며 "미국을 지키는 일이라면 절대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앞에서 취임선서를 한 뒤 "작전 담당관이 이 자리(CIA 국장)에 오르기까지 50년이 걸렸다"면서 인준 과정의 진통을 염두에 둔 듯 "지난 두 달여를 지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CIA는 나에게 직업 이상이었다. 그건 소명이었다"며 "이 자리에 서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롤모델과 멘토들이 있었다. 이번 CIA 지도부도 다음 세대의 직원들을 위한 롤모델이자 멘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미국민들이 우리에게 부여한 믿음에 부응,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필요한 정보를 계속 제공해 나가기 위해 내 모든 권한을 쓰겠다는 걸 다시 한 번 서약한다"며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워야 하지만 그에 머무를 수 없고 현재의 월계관에도 안주할 수 없다. 부단히 배우고 적응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항상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우리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구 상의 테러리즘 위협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직면한 전략적 위협들에 맞서기 위해 더 집중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서는 길은 단호한 결의와 70년 전 창립 이래 이어져 온 도전 정신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첫 여성 CIA 국장이 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거론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태만이 될 것"이라며 "고정관념에 맞서 장벽을 무너뜨리고 후배들을 위해 문을 열어준 앞서간 여성 선배들이 보여준 용기와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으며 그 발자취를 잇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내 친구 지나 해스펠을 우리의 새로운 CIA 국장으로 맞게 돼 기쁘다"며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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