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들이 걸은 숭고한 여정 '영혼의 순례길'

입력 2018-05-22 06:00
평범한 이들이 걸은 숭고한 여정 '영혼의 순례길'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영혼의 순례길'은 티베트 불교 신자들이 성지 라싸와 성산 카일라스 산을 찾아가는 1년간의 여정을 담은 로드 다큐멘터리다.

사는 마을에서 카일라스 산까지의 거리는 2천500㎞. 그냥 걸어가도 육체적 한계에 부딪힐 만한 길을 이들은 '삼보일배'를 한다.

이마 앞에서 손뼉을 한번 치고, 가슴 앞에서 또 한 번, 아랫배 앞에서 한번 손뼉을 친 뒤 미끄러지듯 도로 위에 오체투지(五體投地) 한다.

아스팔트 도로 위를 미끄러지기 위해 이들은 손에 널빤지를 대고, 가죽으로 만든 앞치마를 입고 삼보일배에 나선다.

널빤지가 도로 면과 마찰할 때 들리는 '스르륵'하는 소리는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아스팔트 도로 위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들은 눈 쌓인 도로 위나, 흙탕물이 흐르는 길 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던진다.

이들이 성지순례에 나선 이유는 제각각이다. 리더격인 니이마는 성지순례가 평생의 꿈이다. 그의 삼촌 양페이 역시 죽기 전에 성지를 다녀오고자 한다.

살생을 너무 많이 했다는 소백정과 출산을 앞둔 임산부, 집을 지으면서 인부 2명이 죽은 업을 풀고 싶다는 촌부까지 총 11명이 순례길에 오른다.

물론 이들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짐을 실어나르던 트랙터가 교통사고를 당하는가 하면 여비가 떨어져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또 이들은 순례길의 시작과 끝에서 생과 사를 모두 경험하게 된다.

난관에 부딪히면 돌아가도 순례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차를 나누며 서로의 안녕과 행복을 빌어준다.

이들에게 순례는 '타인을 위한 기도의 길'이기 때문이다.

2015년 작품으로 중국 다큐멘터리 영화 중 역대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개봉일은 24일이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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