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갈등은 가라"…베트남 신부교실에 '시부모 교육' 도입

입력 2018-05-22 07:00
"고부갈등은 가라"…베트남 신부교실에 '시부모 교육' 도입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가는 신부를 위한 현지 한국문화교실에 시부모 교육이 도입됐다.

베트남 새댁이 시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은데 양국의 문화 차이로 불필요한 고부갈등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신부교실'로 불리는 한국문화교실을 11년째 운영하는 한베문화교류센터는 올해 처음으로 시부모 교육을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국 시부모에게 지켜야 할 기본예절과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한 노하우 등을 가르치는 강좌를 지난 3월 별도로 개설했다.

이전에도 예절교육 때 일부를 가르쳤지만, 베트남 새댁이 정착하는 데 고부갈등이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김영신 원장은 매년 100가구가 넘는 한국의 다문화가정을 방문하면서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고부갈등이 허다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부모 교육에서는 아침 식사를 집에서 차리지 않는 문화에서 성장한 베트남 새댁에게 한국의 아침 식사 문화를 자세히 소개한다.

또 시부모 앞에서 다리를 쭉 뻗고 앉거나 밥그릇을 들고 식사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 등 세세한 내용까지 일러주고 있다.

한국문화교실을 거쳐 한국으로 시집간 베트남 신부의 4분의 1가량이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대다수 시부모는 농촌 노인이라고 김 원장은 전했다.

이 수업을 수강한 도 티 짱 씨는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와 풍습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제가 하기에 달렸다"면서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베문화교류센터는 2007년 한국으로 시집가는 베트남 여성을 위한 한국문화교실을 시작했고, 2010년 규모를 확대해 매달 25명 안팎의 베트남 신부들에게 2주간 합숙 교육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1천500여 명이 이 교육을 수료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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