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 두 이름'…헷갈리는 행정동·법정동

입력 2018-05-22 07:43
'한 동네, 두 이름'…헷갈리는 행정동·법정동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내가 사는 동네 이름은 '평동'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웃 주민은 우리 동네가 '고색동'이라고 합니다.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죠."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사는 한 주민의 말이다.



이 동네 행정구역 명칭은 주민들이 말하는 '평동'이나 '고색동' 모두 틀린 것이 아니다. 하나는 행정동 명칭이고, 하나는 법정동 명칭이다.

이 동네의 행정동 명칭은 '평동'이다. 이 평동은 4개의 법정동(오목천동, 평동, 고색동, 평리동)'으로 이뤄져 있다. 4개의 법정동이 하나의 행정동으로 묶여 있는 것이다.

법정동 이름은 지적도와 주소 등 모든 법적 업무에 사용하는 행정구역 공식 명칭이다.

하지만 행정동은 행정기관들이 주민 수, 면적 등을 고려해 단순히 행정 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구역이다. 통상 동사무소로 불리는 행정기관은 이 행정동마다 1곳씩 설치돼 있다.

한 행정동에 여러 법정동이 묶여 있을 수도 있고, 한 법정동이 여러 행정동으로 나뉘어 있을 수도 있다.

행정동 명칭인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안에는 무려 12개의 법정동이 있다. 반대로 법정동 명칭인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은 4개의 행정동으로 나뉘어 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이 거주지 주소 등을 쓸 때 적지 않게 헷갈린다. 법정동 명칭을 써야 하는데 행정동 명칭을 쓰는 경우가 많다.

수원시 관내의 행정동은 43개이지만, 법정동은 57개이다. 경기도 내 전체적으로는 행정동이 420개, 법정동이 589개이다.

도는 행정동과 법정동 명칭을 통일하면 좋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을 더 많이 만들거나 지적도 등의 법적 주소를 모두 고쳐야 하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도로명 주소가 생기면서 행정동이든 법정동이든 동 명칭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적지 않은 주민이 여전히 동네 명칭을 헷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평소 이용하는 동사무소 이름을 생각해 보통 행정동 명칭은 아는데 법정동 명칭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소는 물론 모든 법적인 서류에는 행정동이 아닌 법정동 명칭을 쓰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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