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못 이겨서' 대형마트 상습절도 40대 여성 구속
두 차례 이혼 후 삯바느질로 두 아들 키우다 절도 유혹에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생활고를 못 이겨 대형마트에서 한우 등 식재료를 수시로 훔쳐 온 40대 여성이 마트 직원에 덜미를 잡혀 구속됐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양모(42·여)씨는 약관의 나이에 자녀 2명을 출산한 후 남편과 불화 끝에 헤어지면서 아이들을 사실상 혼자 키웠다.
그는 지난해 두 번째 남편과도 별거하고 이혼 절차를 밟게 된 후 삯바느질로 생활을 이어나갔으나 형편은 갈수록 나빠졌다.
어느덧 성인이 됐으나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는 못한 아들 둘과 함께 양재동의 작은 월세방에 살던 그는 지난해 말 품삯을 받던 일자리까지 잃었다.
양씨는 곤궁한 삶에 눈이 먼 나머지 나쁜 마음을 먹었다. 예전에 종종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던 버릇을 아예 주업으로 삼게 됐다.
작년 12월께부터 매일같이 자잘한 식료품·생활용품을 훔치기 시작한 그는 갈수록 대범해져 한우 등 비싼 식재료까지 손을 댔다.
최근에는 마트 직원이 옆에 있는데도 물건을 몰래 집어 가방에 넣거나, 하루에 마트 2∼3곳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범행에 대담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마트 측의 신고로 양씨 범행을 알게 된 경찰은 그의 범행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하고 그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뒤를 쫓았다.
경찰은 지난 10일 양씨가 경기도 이천의 한 대형마트에 나타난 사실을 파악하고 뒤를 쫓아 그를 검거했다.
양씨는 경찰 차량을 보고 당황해 차량으로 10㎞가량 도주했으나 끝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약 5개월 동안 60여 차례에 걸쳐 700만원 상당 식료품을 절도한 혐의(상습절도)로 13일 구속돼 18일 검찰에 넘겨졌다.
양씨는 범행을 대부분 시인하고 있으며 여죄를 캐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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