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임총기협회장 "약물중독 등이 총기사고 원인"
"질병은 총기소유권이 아닌 젊은이들에 만연한 폭력의 문화"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청소년들에 의한 학교 총기사고의 원인이 그들에게 만연한 '폭력의 문화' 탓이라는 주장을 올리버 노스 미국총기협회(NRA) 신임회장이 21일(현지시간) 펼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dpa 통신 등이 전했다.
해병대 중령 출신인 노스 회장은 고교 총격범에 의해 학생과 교사 10명이 숨진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격사건 이틀 뒤인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질병은 폭력의 문화에 깊이 빠진 젊은이들이며, 이들은 폭력이 아주 흔한 문화와 공존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어린이들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쓰이는 각성제 '리탈린'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복용 한게 총기 난사 등 '폭력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젊은이들이 많은 경우 약물에 중독돼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스 회장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음으로써 일을 해결할 수 없다"며 총기소유 규제 움직임을 비판한 뒤 "NRA의 '학교방어'(School Shield) 프로그램이 제대로 자리 잡았다면 그러한 일은 훨씬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했다.
또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증상을 치료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그 질병은 수정헌법 2조(총기 소유권)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재 NRA 회원은 총 600만 명이며 내 목표는 100만 명을 더 늘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학교방어' 프로그램은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NRA가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총을 든 악인을 제지할 수 있는 것은 총을 든 선인'이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일종의 교내 무장경비 배치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에 총격사건이 발생한 산타페 고교는 이 프로그램에 상당히 충실했던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총격범에 무방비로 뚫린 것으로 밝혀져 노스 회장의 주장을 무색케 한다.
WP에 따르면 이 고교는 무장경찰 2명이 상주하고 총격대비 계획도 잘 짜인 학교였으며, 텍사스 주 학교치안프로그램에 따라 교사와 직원들을 무장하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었다고 한다.
노스 회장은 도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 보좌관을 지낸 인사로, 레이건 정부가 적국인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고 그 돈으로 니카라과 공산 정권의 반군을 몰래 지원했던 '이란-콘트라 스캔들'에 깊숙이 관여한 논란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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