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병에 매일 아침·저녁 우유 배달하는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

입력 2018-05-21 09:29
수정 2018-05-21 09:53
초병에 매일 아침·저녁 우유 배달하는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



제3훈련비행단 홍순영 대위…근무 피로 잊게 할 작은 위로되고자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경남 사천에 있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근무하는 홍순영(34) 대위(진급예정)는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로 작년 7월 임관했다.

홍 대위의 법명은 '자원'이나, 제3훈련비행단에선 '우유법사님'으로 통한다. 매일 아침과 저녁 비행단의 초소를 돌며 초병들에게 우유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스님이 배달해주는 우유는 초병들에게 잠시나마 근무로 인한 피로를 잊게 해주며 마음의 작은 위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경북 칠곡에서 태어난 자원스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스님의 추천으로 100일 기도를 하던 중 "스님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출가했다고 한다. 출가 후 동학사에서 4년, 해인사에서 3년 수행에 매진했으며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본인이 수행하며 닦은 공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공군 군종법사를 지원했다고 한다.

자원스님은 매주 수요일 저녁 학생조종사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있다. 스님은 부처님의 법문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조종사들을 상담하며, 그들이 비행훈련에 매진해 조국 영공을 수호할 보라매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원스님은 공식적인 법회 시간 이외에도 수시로 장병들과 함께 차를 나누며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덜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작년 말 면담을 통해 자살을 생각하던 병사를 발견하고 상담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도 했다고 한다.자원스님은 21일 "출가 후 공부를 열심히 하면 깨달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부처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님처럼, 부족하나마 제가 닦은 공덕을 나눠 장병들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군종법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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