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기 주기 49개월+α…통계청 '정점' 판정 언제쯤
현 주기 개시후 62개월째 정점 파악 안 돼
통계청 "명확성·확산성·지속성 있는 전환점 아직"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최근 설왕설래하는 경기국면에 대한 판단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관은 통계청이다.
통계청은 각종 지표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최근 경기순환기 기준순환일'을 설정한다. 언제가 경기 저점이고, 고점인지를 판정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엄격한 기준과 여러 단계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기에 통상 해당 변곡점에서 2년 뒤에나 경기 판단이 나오고,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기 주기까지 길어진 탓에 최근 달아오른 경기국면 논쟁은 꽤 시간이 지나야 마무리될 전망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한국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한 '제11순환기'에 속해 있다.
경기 순환기는 저점→고점→저점을 한 주기로 한다. 현재 한국경제는 11번째 주기 안에 있다는 말이다.
통계청은 경기 기준순환일(정·저점)을 여러 단계를 거쳐 매우 신중하게 설정한다. 경기국면에 관한 공식적인 선언이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동행누적확산지수, 역사적 확산지수로 잠정 전환점을 설정한다.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총량 지표를 이용해 이를 검증한다. 여기에 전환점 분석기법을 활용해 확인하고, 경제 상황을 점검해 재확인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한국은행, 학계 등의 의견을 듣는다. 이후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준점을 공표한다.
통계청이 설정한 제1순환기는 1972년 3월부터 정점을 찍었던 1974년 2월, 다음 저점인 1975년 6월까지다. 1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시기다.
주기가 가장 길었던 순환기는 제6순환기(1993년 1월∼1998년 8월)로, 67개월에 달했다. 엔화 강세에 힘입어 수출가격 경쟁력이 회복해 전기·전자제품 중심으로 경기가 호조를 보였다.
가장 짧았던 때는 그 다음 주기인 제7순환기(1998년 8월∼2001년 7월)였다. 주기가 35개월에 그쳤다. 외환위기에 따른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바닥을 찍었던 경기는 정보기술(IT) 호조로 활황을 보이다가 IT 버블이 꺼지면서 하강했다.
제10순환기(2009년 2월∼2013년 3월)까지 한 순환기의 주기는 평균 49개월이었다.
통계청은 최근 주기인 제11순환기의 정점을 아직 설정하지 않았다.
현시점이 아직도 정점을 향해 가는 '확장기'인지, 고점에 도달하고 저점으로 떨어지는 '수축기'인지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통계청은 앞선 제10순환기의 정점이 2011년 8월이라고 2014년 6월에 선언했다.
실제 정점과 발표간 시차는 34개월이었다. 제10순환기 시작 저점인 2009년 2월을 기준으로는 64개월 후 나온 정점 공표였다.
경기 판단에 신중을 기한 측면도 있지만 최근 경기순환 주기가 늘어난 점도 경기 판단 시점이 늦어지는 데 일조했다.
35개월이었던 제7순환기 이후 45개월(제8순환기), 46개월(제9순환기), 49개월(제10순환기)로 주기가 늘고 있다.
현재 제11순환기가 2013년 3월에 시작한 이래 62개월 흘렀다.
통계청은 제11순환기의 정점을 정해야 하지만 잠정 전환점도 설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환점은 진폭이나 속도가 드러나는 '명확성', 각 경제 분야에 퍼져 있는 정도인 '확산성', 한 국면 5개월 이상인 '지속성' 등을 만족해야 한다.
정점을 설정하려면 그다음 저점도 보여야 하는데 명확히 관측되지 않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환점 설정 시간이 지났지만, 저성장 국면이라 저점과 정점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고 있어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며 "경기종합지수를 토대로 특정 시점을 정점으로 주장할 수도 있지만, 통계청은 공식적으로 다음 저점까지 보고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표] 우리나라 기준순환일 및 경기순환국면
┌─────┬────────────────┬──────────────┐
│ │기준순환일│지속기간(개월) │
│ ├─────┬─────┬────┼────┬────┬────┤
│ │저점 │정점 │저점│확장기 │수축기 │순환기 │
├─────┼─────┼─────┼────┼────┼────┼────┤
│제1순환기 │1972.3.1 │1974.2.1 │1975.6.1│23 │16 │39 │
├─────┼─────┼─────┼────┼────┼────┼────┤
│제2순환기 │1975.6.1 │1979.2.1 │1980.9.1│44 │19 │63 │
├─────┼─────┼─────┼────┼────┼────┼────┤
│제3순환기 │1980.9.1 │1984.2.1 │1985.9.1│41 │19 │60 │
├─────┼─────┼─────┼────┼────┼────┼────┤
│제4순환기 │1985.9.1 │1988.1.1 │1989.7.1│28 │18 │46 │
├─────┼─────┼─────┼────┼────┼────┼────┤
│제5순환기 │1989.7.1 │1992.1.1 │1993.1.1│30 │12 │42 │
├─────┼─────┼─────┼────┼────┼────┼────┤
│제6순환기 │1993.1.1 │1996.3.1 │1998.8.1│38 │29 │67 │
├─────┼─────┼─────┼────┼────┼────┼────┤
│제7순환기 │1998.8.1 │2000.8.1 │2001.7.1│24 │11 │35 │
├─────┼─────┼─────┼────┼────┼────┼────┤
│제8순환기 │2001.7.1 │1905.6.24 │2005.4.1│17 │28 │45 │
├─────┼─────┼─────┼────┼────┼────┼────┤
│제9순환기 │2005.4.1 │2008.1.1 │2009.2.1│33 │13 │46 │
├─────┼─────┼─────┼────┼────┼────┼────┤
│제10순환기│2009.2.1 │2011.8.1 │2013.3.1│30 │19 │49 │
├─────┼─────┼─────┼────┼────┼────┼────┤
│제11순환기│2013.3.1 │? │? │- │- │- │
├─────┼─────┼─────┼────┼────┼────┼────┤
│평 균 │- │- │- │31 │18 │49 │
└─────┴─────┴─────┴────┴────┴────┴────┘
※ 자료 : 통계청 제공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