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석달만에 또…미국사회 몸서리치게 한 '총기참사'
텍사스 고교서 8~10명 사망…플로리다 고교 총격 이후 최대 인명피해
미 전역서 펼쳐진 총기규제 요구에도 잊힐만하면 반복되는 참극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학교에서 또 총기 난사 참극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소도시인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에서 이날 아침 학생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반자동소총과 엽총, 권총을 난사하고 파이프폭탄을 던져 최소 8명에서 최대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부상자는 12명이다.
현지 방송에서는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14일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이 학교 퇴학생 니콜라스 크루스(19)가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학생과 교사 등 17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 참극 이후 3개월여 만에 발생한 것이다.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지난 3월 24일 워싱턴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펼쳐진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는 수백만 명이 참여하면서 베트남전 반전 시위 이후 최대 인파로 기록됐다.
총기 규제론자들은 미국총기협회(NRA)를 집중적으로 성토했고 월마트, 스포팅딕스 등 주요 총기 판매점은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와 함께 총기류 구매 연령 제한선을 18세에서 21세로 높였다.
플로리다 주를 비롯한 몇몇 주에서 총기 구매 제한 연령을 상한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교사들에게 자위권 차원에서 총기를 지급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으나 총기 폭력을 오히려 부추길 것이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지난해 10월 미 범죄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참극으로 기록된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이후 다수의 인명피해를 낳는 대형 참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학교에서 총기 폭력 사건이 빈발해 학생과 학부모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이날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기난사는 올해 들어 미국 내 학교에서 일어난 22번째 총격 사건이다.
다음은 지난 30여년 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들로, 인명 피해가 큰 사건 순으로 정리된 일지다.
▲ 2017. 10. 1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장 =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베이호텔에서 스티븐 패덕이 건너편 콘서트장에 모인 청중을 향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58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부상했다. 총격범은 호텔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에서 최악의 총기 난사 참극으로 기록됐다.
▲ 2016. 6.12 플로리다주 올랜도 클럽. =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클럽에서 시아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총기를 난사하고 인질극을 벌여 49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했다. 총격범은 경찰과 대치 중 사살됐다.
▲ 2007. 4. 16 버지니아주 버지니아텍 = 버지니아 주 블랙스버그의 버지니아텍에서 한인 학생 조승희가 학생 27명과 교수 5명 등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2008. 12. 14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20세 남성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인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 6∼7세 아동 20명과 교직원 6명 등 26명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 2017. 11. 5 텍사스주 교회 = 텍사스 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서 예배 도중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신도 26명이 숨지고 최소 20여명이 부상했다. 총격범은 이후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1991. 10. 16 텍사스주 레스토랑 = 텍사스 주 킬린의 한 식당에서 총격범이 총기를 난사해 23명이 숨졌고 범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2018. 2. 14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 플로리다 주의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 총격범이 난입해 반자동 소총을 마구 쏘아 17명이 숨졌다. 이 학교에 다니다 교칙 위반으로 퇴학당한 19세 남성 니콜라스 크루스가 범행했다.
▲ 2015. 12. 2 캘리포니아주 복지·재활시설 =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의 한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무슬림 극단주의 성향의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숨지고 22명이 부상했다. 이 부부는 경찰에 사살됐다.
▲ 2009. 11. 5 텍사스 주 포트후드 군사기지 = 텍사스 주 포트후드 군사기지에서 군의관 니달 하산 소령이 총기를 난사해 장병 13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 하산은 경찰에 붙잡혔다.
▲ 2009. 4. 3 뉴욕 이민자 서비스센터 = 뉴욕 주 빙엄턴의 이민자 서비스 센터에 베트남계 이민자 지벌리 윙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숨지고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1999. 4. 20 콜로라도 주 컬럼바인 고교 = 콜로라도 주 리틀턴의 컬럼바인고에서 재학생 2명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12명과 교사 1명 등 13명에 숨졌다. 범인 둘은 자살했다.
▲ 2013. 9. 16 워싱턴DC 해군 복합단지 = 워싱턴DC 해군 복합단지(네이비 야드)의 사령부 건물에서 군 하청업체 직원이 총기를 난사, 12명을 살해하고 자신은 경찰에 사살됐다.
▲ 2012. 7. 20 콜로라도주 덴버 영화관. = 오로라의 한 영화관에서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 '조커'를 흉내 낸 범인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관객 12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 범인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 2018. 5. 18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 학생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반자동 소총과 엽총, 권총을 쏘고 파이프폭탄을 던져 최소 8명에서 최대 10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사망자 대부분은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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