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고교서 17세 학생이 총기난사…10명 사망 참극(종합3보)

입력 2018-05-19 04:48
수정 2018-05-19 10:03
미 텍사스 고교서 17세 학생이 총기난사…10명 사망 참극(종합3보)



교실 난입해 엽총·권총 마구 쏘아대…파이프폭탄도 던져

범인, 아버지 소유 총기로 범행…공범인 두번째 용의자도 체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8일(현지시간) 17세 학생이 엽총과 권총 등 총기를 난사해 최소 10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사망자 대부분이 학생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14일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이후 3개월여 만에 되풀이된 교내 총기 참사다.

CNN·ABC·NBC 등 미국 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에서 이날 아침 7시 45분께 이 학교 학생이 교실과 교정 여러 곳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해리스카운티 경찰국의 에드 곤살레스 국장은 애초 "학교 내 여러 곳에서 최소 8명에서 최대 10명이 사망한 것 같다"면서 "희생자는 대부분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후 사망자 수가 10명이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10대 총격범을 현장에서 체포해 구금했다. 경찰은 또 공범으로 알려진 두 번째 용의자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두 번째 용의자가 총격에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부상자 10여 명은 인근 도시인 웹스터·갤버스턴 등지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학교지원 경관을 포함해 경찰관 두 명도 어깨에 총상을 입었으며 한 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격은 올해 들어 미국 내 학교에서 일어난 22번째 총기 사건이다.



목격자들은 총격이 이날 아침 미술 수업이 진행되던 교실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총격범은 교실에 들어가 엽총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생은 현지 KTRK 방송에 "엽총을 든 남성이 걸어들어와서 총을 쐈고 여학생 한 명이 다리에 총탄을 맞은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이 방송에 "아침 7시 45분께였는데 화재 경보가 울렸고 친구들이 대피했다. 길을 가로질러 달아나 숨은 아이도 있었다. 모두 공포에 질려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총격범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 체육관 쪽으로 대피하거나 길 건너 편으로 몸을 피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한 교실에서 유혈이 낭자한 모습과 맞닥뜨렸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한 교실에서 총에 맞고 숨진 시신 여러 구가 발견됐다.

총격범은 엽총과 38구경 권총을 마구 쏘아댔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한 목격자는 가까운 곳에서 10발 가까운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범인이 AR-15와 같은 스타일의 반자동 소총을 들고 있었다는 전언도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총격범은 파이프폭탄 여러 개를 교내 곳곳에 던졌다고 경찰은 말했다. 폭탄이 터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과 주류·담배·화기류 단속국(ATF) 요원들이 교내에서 폭발물을 수색했다.

교내에서 압력을 가하는 방식의 폭발 장치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총격범의 신원은 산타페 고교 11학년생인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로 확인됐다.

총격범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혀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과정은 전해지지 않았으며, 총격범도 부상을 입었다.



텍사스 현지신문은 총격범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독일 국수주의 아이콘이 발견됐다고 전했으나 경찰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총격범이 평소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고 총기류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총격범이 쏜 총기류는 그의 아버지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총격 소식을 보고받은 뒤 "그것(총기난사)은 우리나라에서 너무 오래 지속됐다. 우리 학생과 학교를 지키고 위협을 가하는 자들에게서 무기를 떼어놓기 위해 우리 행정부는 우리 권한이 허용하는 모든 행동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