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배운 마사지·풍선아트로 재능봉사 신나요"
현대자동차 퇴직 이순복씨 "인생 2모작 미리 준비해야"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주위에서는 나이가 있으니 봉사활동 시간을 좀 줄이라는데, 저에겐 웃음과 즐거움 그 자체인데 마음대로 되나요."
30년 회사 생활 끝에 2016년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직한 이순복(63)씨.
그는 퇴직 후 제2의 삶을 재능기부 봉사에 할애하며 회사에 다닐 때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회사 다니며 배운 마사지와 풍선아트로 재능기부를 하는 이씨는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복지시설과 행사장을 쫓아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봉사에 푹 빠져 산다.
지난 4일 시민주간보호센터에서 장애인 손발 마사지 봉사를 했고 10∼14일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린 '행복나눔 한마당' 행사에는 옛 동료들이 있는 현대차 평일봉사단의 일원이 되어 일손을 도왔다.
15일에는 양정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테이핑 요법 재능기부를 했고, 18일에는 밥퍼 무료급식소에서 요리, 급식, 설거지 봉사를 펼쳤다.
19일에는 동천체육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풍선아트 강의를, 24일에는 남구 종합사회복지관 부설 지역아동센터에서 풍선아트 봉사를 할 예정이다.
그 와중에 거의 매일 울산고용센터에 나가 업무보조 봉사한다.
이씨는 퇴직하기 4년 전부터 "퇴직 후 자원봉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다짐하고 재능을 하나씩 익혔다.
때마침 회사에서 손발 마사지, 풍선아트, 테이핑 요법, 전래놀이 등을 가르쳐주는 자원봉사 전문가 교육이 개설됐고, 누구보다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그 즈음 회사 봉사단체인 '평일봉사'단에 가입하고,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만든 '어깨동무' 동아리의 봉사단원으로 참여했다.
이씨는 "회사에 다닐 때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금전 기부를 했는데, 퇴직이 가까워지면서는 좀 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원봉사 전문가 교육이 생겨 이거다 싶어 하나씩 배웠다"고 했다.
그는 "돈을 기부할 때보다 시민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기부하는 봉사활동의 성취감과 만족감이 훨씬 크다"며 "자녀들이 '나도 엄마처럼 살고 싶다'고 말할 때 정말 행복하고 힘이 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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