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동조직들 "도박 노조간부 현장복귀·강력징계"
"집행부 재발대책 미흡" 일제히 입장문 발표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자동차 일부 노조간부가 업무 시간에 사무실에서 도박하고 회사 관계자들과 만나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자체 조사에서 드러나자 노조 집행부 견제세력인 현장노동조직들이 연루 노조간부들의 현장복귀와 강력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장노동자라는 노동조직은 18일 배포한 '상집(노조간부) 도박과 사측과 술판 사실'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에서 "노조는 해당 노조간부를 당장 현장으로 복귀시키고 조합원에게 백배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노조를 재건하겠다는 현 집행부가 조합원의 분노를 자아내는 행위를 저질렀지만,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없어 조합원은 더 큰 분노를 느낀다"며 "노조는 사과문에서 향후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하겠다는데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고 읍참마속 심정으로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이라는 노동조직도 유인물에서 "조합원은 구두 경고와 같은 어설픈 셀프 징계에 더 분노한다"며 "연루된 노조간부들을 즉각 현장 복귀시키고 단호히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참소리라는 조직은 "아무런 알맹이 없는 사과문으로 말장난하고 임금협상을 핑계로 어영부영 넘어가려는 꼼수를 부린다면 5만 조합원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리는 조합원과 사측 앞에 당당하지 못한 노조간부들에게 올해 임투(임금협상 투쟁)를 맡길 수 없다"고 압박했다.
전혁투(전진하는 혁신투쟁위원회)는 '조합원에게 도덕적으로 신뢰 잃은 지도부 큰 싸움 어렵다'는 제목의 유인물을 내고 "노조의 재발방지 대책은 임시방편으로 모면하기 위한 행위에 지나지 않고,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자주노동자회 등도 '초심을 잃지 말자'는 글에서 "위원장이 관련자 처벌을 약속했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 전원 책임을 묻고 임투에 매진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차 노조 규율위원회는 지난달 일부 노조간부가 업무시간에 도박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되자 한 달간 진상조사를 벌여 사실을 확인한 뒤 전 조합원에게 공개했다.
하부영 위원장은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간부들의 기강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노조사무실서 사행성 내기와 게임 근절, 책임 간부의 공개 사과문 게재, 연루된 간부 엄중 문책, 향후 문제 재발 시 해임 등의 내용을 담은 서약서 작성, 노사 술자리 금지 등의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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