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vs 수사단…오늘 자문단회의 '강원랜드 수사외압' 결론
양쪽 의견 듣고 다수결로 결정…자문단 판단 따라 명암 갈려
어떤 결론 나와도 둘다 상처…외압 결론 땐 문 총장 상당한 타격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현직 대검찰청 고위간부의 기소 여부를 두고 정면 충돌한 문무일 검찰총장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의 명암이 18일 열리는 전문자문단 심의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 전문자문단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회의를 연다.
자문단은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전화를 받고 당초 수사를 담당했던 안미현 당시 춘천지검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사태의 주원인인 김 검사장의 직권남용 혐의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안 검사 주장에 따르면 김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14일 안 검사가 권 의원 보좌관에게 출석 통보를 하자 대검에 보고하지 않고 보좌관을 소환하려 한 이유를 추궁했다.
수사단은 권 의원이 김 검사장에게 전화해 절차 위반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김 검사장이 안 검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정치인 보좌관 등을 출석시킬 때 대검에 보고하도록 한 검찰 내규 위반을 지적한 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또 지난해 10월 20일 안 검사가 채용비리에 연루된 브로커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하자 김 검사장이 이를 보류시킨 사실도 파악하고 마찬가지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반부패부 측은 이런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한다. 다만 직권남용 적용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법리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수사지휘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정치적 오해나 불필요한 잡음에 휘말리지 않도록 내규 등 절차를 지켜가며 수사하라는 지시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수사지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사단은 김 검사장의 개입이 권 의원과의 통화 이후에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압수수색과 소환이 이뤄지지 않아 수사 방해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문단은 양측 의견을 청취한 후 내부 논의를 거쳐 김 검사장을 기소할 것인지를 다수결로 결정할 전망이다. 자문단원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변호사 4명과 법학교수 3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검사장의 기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올 경우 수사지휘의 최종 책임을 지는 문 총장 행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불기소 의견이 나온다면 문 총장이 약속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무리하게 행사해 사건에 개입하려 했다는 수사단 주장도 크게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문 총장도 이미 수사단과 안 검사로부터 사실상 '항명'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수사개입 의혹에 관한 공격을 받은 만큼 리더십에 입은 상처는 치유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자문단이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더라도 문 총장이나 수사단 모두 검찰 조직을 뒤흔든 이번 사태의 책임론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날 자문단 회의에서는 춘천지검장 시절인 지난해 상반기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는 최종원 현 서울남부지검장의 기소여부도 함께 결정한다.
당초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자문단 회의에서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수사단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고 문 총장이 이에 동의하면서 안건에서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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