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조진웅 "코에 소금넣고 마약연기…하나 건졌죠"

입력 2018-05-17 16:54
'독전' 조진웅 "코에 소금넣고 마약연기…하나 건졌죠"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코미디·사극·전쟁물 등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배우 조진웅이 22일 개봉하는 '독전'으로 돌아왔다.

조진웅은 '독전'에서 유령 마약조직 보스 '이 선생'을 추적하는 형사 '원호'역을 맡았다. 2016년 드라마 '시그널'에서 형사 '재한' 역을 맡아 열연한 이후 다시 한 번 형사 옷을 입은 것이다.

개봉을 앞두고 조진웅은 1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와 '원호' 캐릭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풀어냈다.

영화에서 '원호'는 마약조직 간부 선창을 속이기 위해 직접 코로 마약을 흡입한다. 이 장면을 위해 조진웅은 실제 코로 소금과 분필 가루를 들이마셨다.

애초 시늉만 하기로 돼 있었는데 컷 사인이 나오지 않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들이마셨다고 한다.

조진웅은 "순간 뒤통수를 '팍'하고 때리는 것 같았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잠시 촬영을 중단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거울을 보니 충혈된 눈과 핏줄이 정말 좋았다. 바로 돌아와서 지금 바로 찍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전작 '해빙'에서 마약을 (흡입)한 분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좋았다"며 "이 장면 하나 건졌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편집된 장면을 보면 '그게 왜 잘렸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며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의도한 지점을 잘 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는 안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항상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막차를 놓친 기분이다. '왜 이런 것을 놓쳤지', '거기서 조금 더 지켜냈더라면'하는 생각이 들지만 돌이킬 수 없다"며 "그런 것이 계속 쌓여 완성된 영화인데 객관적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직진하는 영화네. 그냥 들이받으면 되겠네'였다고 한다. 그러나 차츰 촬영이 진행될수록 머뭇거리게 되고 고민이 많아졌다고 한다.

조진웅은 '원호'에 대해 "이유 없이 독하고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어느 순간 용의선상에 '락'이(류준열 분)라는 친구가 등장하면서 락에게 시선을 주게 되고 주저하고 머뭇거리게 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면한 배우 조진웅은 '독전' 속 원호와 비교하면 한눈에도 훨씬 푸근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실제로 '독전'을 촬영할 당시와 현재 체중은 10㎏가량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이 원호가 단단하게 보이면 좋겠다고 해서 감량했는데 지금은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다"며 "사실 원호 같은 모습은 정말 싫어한다. 조각미남 소리 듣는 배우들처럼은 죽어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김주혁과 김성령, 차승원 등 동료 연기자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조진웅은 "김주혁 선배는 캐릭터가 그대로 걸어 나오는 것 같았다. 김성령 선배의 빨간 재킷도 정말 멋졌다. 김성령 선배가 맡은 오연옥은 원래 오연학이라는 남자 캐릭터였는데 김 선배를 염두에 두고 여성 캐릭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특별출연한 차승원에 대해서는 "정말 힘든 액션 장면이었는데 그렇게 유쾌한 사람은 처음 봤다"며 "마치 당 떨어졌을 때 초콜릿을 먹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독전'은 이른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조진웅은 "출연한 배우로서 결말이 어떨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며 "매니저와 함께 영화를 봤는데 매니저와 제 해석이 다르고, 우리 회사 대표와도 해석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는 분마다 가진 잣대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언쟁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것이 이 영화의 불친절한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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