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 맞지 않으면 우울증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우리 몸의 24시간 생리학적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맞지 않으면 우울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정신의학 전문의 다이엘 스미스 교수 연구팀은 낮에 활동이 적거나 아니면 밤에 활동이 많거나 이 두 가지 모두가 해당하는 사람, 즉 낮과 밤의 생체시계가 맞지 않는 사람은 우울증 또는 조울증(양극성 장애)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라이브 사이언스(LiveScience)가 16일 보도했다.
9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스미스 교수는 말했다.
이들에게는 가속도계(accelerometer)를 팔목에 1주일 동안 착용하게 하고 몸의 움직임을 측정, 24시간 생체시계가 맞게 돌아가는지를 평가했다. 이는 휴식과 활동량을 비교하는 상대 진폭(relative amplitude)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정신건강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도 시행했다.
그 결과 상대 진폭이 적은 사람은 우울증, 조울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밖에 기분 변화가 심하고 신경증 경향(neuroticism)이 있었다. 이들은 또 외로움을 느끼고 행복감과 건강에 관한 주관적 평가가 낮았다.
이 결과는 연령, 성별, 교육수준, 생활습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등 교란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스미스 교수는 밝혔다.
생체시계는 뇌의 중심부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us)이라는 곳에 있는 중추시계(master clock)가 태양에서 오는 광선을 이용, 시각을 판단하고 그 정보를 온몸에 산재해 있는 말초시계(peripheral clock)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수면 패턴, 체온, 면역체계,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한다.
그러나 인공조명, 야근, 노화, 질병, 시차가 다른 곳으로의 여행 등은 생체시계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에이든 도허티 생의학공학 교수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생체시계 교란이 정신건강에 문제를 일으킨 것인지 아니면 정신건강이 좋지 않아 생체시계가 맞지 않게 된 것인지 또는 이 두 가지 문제를 일으킨 제3의 원인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전문지 '랜싯 정신의학'(Lancet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