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압력' 직면 니카라과 대통령, 반정부 세력과 대화
부인 무리요 부통령과 가톨릭 중재 회담 참석…'살인자' 야유받기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민주화와 퇴진 요구에 직면한 니카라과 대통령이 야권 등 반정부 진영과 대화에 나섰다고 라 프렌사 등 현지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나과 외곽에 있는 신학대학에서 이른바 '국가적 대화'를 위해 야권, 대학생·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났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하면서 "이번 대화의 목표는 비극적 순간을 넘기고 이 땅에 평화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경찰 500명의 호위 아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과 함께 회담장에 도착했을 때 일부 대학생 대표들로부터 '살인자'라는 야유를 받기도 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경력상 최대 반대에 직면, 대화에 나선 것은 재집권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대화는 가톨릭 교계와 대학생들이 중재했다.
니카라과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연금 재정 부실을 막으려고 정부가 도입한 연금축소 개혁안에 대한 반발 시위가 이어져 60여 명이 사망했다.
재계 단체의 지지를 받은 대학생과 노조 등이 주축이 된 시위는 정부의 진압에도 대통령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운동으로 확대됐다.
반발이 거세지자 오르테가 대통령은 연금개혁을 철회하고 대화를 제안했다.
오르테가는 현 좌파 집권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을 이끌던 1979년 친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1990년 재선에 실패한 뒤 1996년과 2001년 대선에도 출마해 낙선했으나 2006년과 2011년, 2016년에 연이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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