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유럽 지도자 6명, 브라질 룰라 대선출마 허용 촉구
브라질 외교장관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를 지지하는 것은 부적절"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유럽의 전직 정상 6명이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전직 정상들은 '룰라를 지지하는 유럽 지도자들의 요청'이라는 문건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에게 올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전 총리,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이탈리아의 마시모 달레마·로마노 프로디·엔리코 레타 전 총리, 벨기에의 엘리오 디 루포 전 총리 등이 서명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알로이지우 누네스 외교장관은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라면서 "외국 정치 지도자들이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누네스 장관은 이어 "유럽의 지도자들이 자국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이런 입장을 나타낼지 의문"이라면서 "브라질의 법과 제도에 대한 선입견에서 비롯된 오만하고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정부 계약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복층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올해 1월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지난달 7일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 후에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은 32.4%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룰라 전 대통령을 제외한 조사에서는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18.3%로 1위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시행되면 룰라 전 대통령이 어떤 후보를 만나도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룰라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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