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빛과 아리랑…밀양아리랑대축제 개막
시민들 참여 독립운동·사랑 노래 '밀양강 오딧세이' 백미
(밀양=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밀양아리랑대축제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경남 밀양시 영남루와 밀양강 일원에서 열린다.
밀양 대표 축제에 아리랑이 들어간 것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아리랑 가운데서도 대표격인 밀양아리랑을 계승·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담겼다.
여기에다 밀양을 대표하는 충의·지덕·정순 3대 정신에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사명당, 일제 강점기 고향을 떠나 멀리 중국 땅에서 일본과 싸운 '영웅'들의 정신과 피 끓는 이야기도 담았다.
충의·지덕·정순은 사명당 임유정 성사의 충의(忠義), 조선시대 성리학의 태두였던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지덕(智德), 죽음으로써 순결의 화신이 된 윤동옥 아랑낭자의 정순(貞純) 정신에서 왔다.
올해 60회를 맞는 밀양아리랑대축제는 우선 16개 읍·면·동의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한마당 축제와 농악경진대회 등에서 지역사회 대동(大同)의 의미를 되새긴다.
축제를 상징할 대표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시민 배우 1천여 명이 직접 출연해 밀양강변에서 만들어내는 '밀양강오딧세이'다.
밀양의 대표 관광자원인 영남루와 밀양강이란 실경을 무대로 시민과 배우, 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이 빚어내는 실경멀티미디어쇼는 말 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이번 밀양오딧세이 주제는 천지가 영원하다 해도 다 할 때가 있지만, 마음속에 품은 한은 끊일 때가 없다는 뜻의 '천장지구(天長地久)'. 아리랑과 잘 버무려지는 주제다.
일본군이 총공세를 벌였던 중국 태항산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윤세주 열사 등의 독립운동 이야기 등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원작 '오디세이'는 트로이 원정에 성공한 영웅 오디세우스가 겪은 표류담과 이타카 섬에 돌아오기까지 10여 년 동안 수절한 아내와 재회담, 아내를 괴롭힌 자들에 대한 복수담 등으로 이뤄져 있다.
무대는 다르지만, 단일 지역으로는 전국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밀양 출신 영웅들이 만주 등지에서 때론 유랑하며, 때론 전투를 벌이며 조국 독립을 위해 몸 바친 역사의 한 장면들을 보여준다.
비장한 역사의 순간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은밀하거나 빽빽한 빛이란 의미를 담은 밀양(密陽)이 만들어내는 빛과 아리랑의 한바탕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 프로그램 속엔 고대국가의 밀양 공주와 창원 왕자의 사랑 이야기도 담겼다.
17일 전야제에서 송해가 진행하는 국민대통합아리랑은 전통의 아리랑과 크로스 오버 아리랑을 조화롭게 선보인다.
실크로드 패션쇼 '아리랑 영남대로를 걷다' 주제공연이 있고 전국의 아리랑 관련 소품 500여 점을 전시하는 아리랑 주제관도 문을 연다.
또 6회째를 맞는 밀양아리랑경창대회와 밀양아리랑의 근원을 밝히는 밀양아리랑학술대회도 열려 밀양아리랑의 우수성을 부각하고 아리랑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준다.
밀양의 이름난 맛집들을 한자리에 모은 향토음식관 13개 부스에선 밀양의 명물 국수부터 이름난 고동전문점, 정갈한 사찰음식, 전통의 돼지국밥 등 향토색 짙은 먹거리들이 관광객을 맞는다.
여기에다 푸드트럭 30대가 삼문둑 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이색적이고 독특한 먹거리를 준비해놓고 기다린다.
영남루에서 열리는 무술년 아랑규수 선발대회, 외국인 투어 프로그램, 수상 체험존, 밀양 농업&먹거리 상상관, 은어잡기 체험 등 수많은 콘텐츠가 마련됐다.
밀양시 관계자는 "2년 연속 정부 지정 축제로 선정된 밀양아리랑대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전국을 대표하는 관광축제로 만들겠다"며 "시민 대화합을 이루고 지역경제와 연계하는 축제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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