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자지구 실탄사용, 유엔 독립적 조사해야"

입력 2018-05-16 01:37
수정 2018-05-16 11:25
영국 "가자지구 실탄사용, 유엔 독립적 조사해야"



총리실 "영국대사관은 텔아비브 남을 것…모두 자제력 보여야"

야당 "이스라엘과 무기거래·트럼프 영국방문 취소" 촉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사태와 관련해 유엔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4일 가자지구 주민 약 4만명이 분리장벽(보안장벽) 부근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는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군이 발표하면서 시위대 중 최소 60명이 숨지고 2천700여 명이 다쳤다.

15일(현지시간)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앨리스터 버트 영국 외무부 중동담당 부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실탄 사용을 포함해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면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지지한다. 이미 다른 나라와 함께 유엔에서 어떤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을 통한 조사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면서 "적절한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NAPHOTO path='PXI20180410008801003_P2.jpg' id='PXI20180410008801003' title='앨리스터 버트 영국 외무부 중동담당 부장관 [신화=연합뉴스]' caption=''/>

영국 총리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는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팔레스타인인이 대규모로 희생된데 대해서 "비극적이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같은 폭력은 평화 노력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더 이상의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이들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며 양비론적인 태도를 보였다.

총리실은 "팔레스타인은 시위를 할 권리가 있지만 평화적이어야 한다. 극단주의자들이 평화적 시위를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역시 국경을 보호할 권리가 있지만 실탄 사용은 문제가 있는 만큼 이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실은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것과 관련해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영국의 외교적 중심은 계속해서 텔아비브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동당 등 야당은 이스라엘의 실탄 사용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정부에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인 앤디 슬로터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규탄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시나 알린-칸 의원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을 옮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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