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방불케 한 두산·SK 잠실 명품수비 열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는 두산 김재환의 9회말 끝내기 2점 홈런으로 막을 내렸다.
6-4 두산의 승리라는 결과보다 전날까지 공동 1위를 달리던 팀답게 팽팽한 경기 내용과 이를 빛나게 한 양 팀 야수들의 몸을 날리는 명품수비가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양 팀의 41번째 정규리그 경기였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한 명승부였다.
두산 2루수 오재원의 다이빙 캐치에 이은 병살 수비가 경기를 팽팽하게 끌고 갔다.
0-3으로 끌려가던 두산의 3회초 수비.
거푸 볼넷과 몸에 맞은 볼을 내준 두산 선발 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타석에 들어선 이재원은 코너에 몰린 후랭코프에게서 백기를 받아낼 만한 중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이때 오재원이 비호처럼 몸을 날려 빠른 땅볼 타구를 걷어낸 뒤 손목 스냅을 활용해 글러브에 있던 공을 그대로 2루 커버에 들어온 유격수 김재호에게 토스했다.
김재호는 2루를 찍고 1루로 연결해 병살을 완성했다.
3회에만 2실점 한 후랭코프는 0-5로 벌어질 상황이 0-3에서 그대로 끝나자 크게 기뻐했다.
오재원이 장군을 때리자 SK 1루수 제이미 로맥은 오재원의 우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성 타구를 역시 다이빙으로 잡아내 멍군을 불렀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온 오재원은 강하게 바운드를 튀긴 뒤 1루를 지나 우선상으로 뻗어 가는 타구를 날렸으나 로맥이 귀신 같은 타이밍으로 걷어낸 바람에 좋다 말았다.
그는 방망이를 내팽개치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SK 중견수 노수광은 두산 양의지의 투런포로 3-3 동점이 된 6회말, 기막힌 호수비로 두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 최주환이 바뀐 투수 서진용에게서 잠실구장 가운데 펜스 쪽으로 향하는 큰 포물선을 그렸다.
중견수를 훌쩍 넘어가는 장타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노수광은 어느새 뒤로 전력질주 해 펜스 앞에서 이를 잡았다.
양 팀 선수들의 놀라운 집중력이 3연전 첫날부터 불꽃 튀는 접전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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