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고레에다 '만비키 가족' 평점 선두

입력 2018-05-15 18:42
[칸영화제] 고레에다 '만비키 가족' 평점 선두

경쟁작 중 절반 공개…뚜렷한 화제작 없어



(칸<프랑스>=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만비키 가족'이 칸의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발간된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 평점에서 이 작품은 3.2점을 받았다.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 가운데 지금까지 공개된 11편 중 가장 높다.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이 홀로 추위에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가족으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 주로 따뜻한 가족영화를 만든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에서도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가족을 가족으로 만드는 것이 핏줄인지 아니면 함께 보낸 시간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영화 속 여섯 식구는 좁은 방에 한데 몰려 살면서도 큰소리 한번 내는 법이 없다. 웃음이 넘치고 화목하며 서로 따뜻하게 보듬어준다. 그러다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던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가족의 아픈 사연이 드러난다.

감독은 몇 년 전 조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불법으로 연금을 탄 한 가족에 관한 뉴스를 보고 소재를 떠올렸다고 한다. 감독은 빈민층 가족의 삶을 통해 주제의식을 일본사회 문제로 확장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외신 인터뷰에서 "최근 5년간 일본사회에서 계층 간 양극화가 심해졌다"면서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태오 주연 '레토'도 호평을 받은 작품 중 하나다. '레토'는 프랑스 영화전문지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15개 매체가 참여한 평점에서 6개 매체로부터 4점 만점을 뜻하는 황금종려가지를 받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가택연금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배우 유태오는 칸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외신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 데다 밤마다 열리는 각종 행사에 초청장을 받고 있다. 그는 19일 폐막식 때까지 칸에 남아 영화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16일 오후 6시 30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된다. 경쟁작 중 몇 편을 제외하면 아직 뚜렷한 화제작이 없어 '버닝'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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