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특검·추경 놓고 너무 다른 생각들… 절충 진통

입력 2018-05-15 17:00
수정 2018-05-15 17:54
여야, 특검·추경 놓고 너무 다른 생각들… 절충 진통



드루킹 특검 수사범위 조항 놓고 각 당 유리한 해석

민주 "청년 일자리 특단대책 추경", 한국 "선거용 퍼주기"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여야는 15일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법안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여야가 '드루킹 특검과 추경을 18일에 함께 처리하자'는 큰 틀에서의 합의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세부사항 등에서 충돌해 협상 과정에서의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드루킹 특검은 수사범위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아전인수 식 해석을 내놓았고, 국회 파행으로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여야 간 추경 대립도 다시 불거졌다.

특히 사흘에 불과한 빠듯한 추경 심사 기간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와 처리 일자를 둘러싼 잡음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야가 일단 국회 파행의 핵심 원인이었던 드루킹 특검 법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법안 성안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특검 법안의 수사범위에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자의 불법행위'가 포함된 것을 놓고 여야는 저마다 유리한 해석을 내놓았다.

야당은 특검 법안 명칭에는 빠진 '대통령', '대선',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관련 사항이 수사범위를 규정하는 조항을 통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수사에 성역이 없다"며 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연계·개입 의혹이나 검찰·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논란 등과 관련해 특검 수사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핵심 의혹인 19대 대선 댓글조작, 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 연루 의혹에 대해 있는 그대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거들었다.

민주당은 수사범위 조항의 '불법행위'에 방점을 찍으며 특검의 칼날이 김 전 의원으로 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전 의원과 관련해 불법행위가 하나도 나온 게 없지 않으냐"며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자의 불법행위라는 문구는 통상 특검법에 다 들어가는 조항"이라고 밝혔다.

<YNAPHOTO path='PYH2018051506930001300_P2.jpg' id='PYH20180515069300013' title='예결위 간사 회동' caption='(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백재현 위원장과 여야간사들이 15일 오전 국회 예결위원장실에서 추경협의를 위한 예결위 간사회동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 민주평화당 황주홍 간사, 백재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간사. 2018.5.15 <br>toadboy@yna.co.kr'>

여야는 3조9천억 원 규모의 추경을 놓고도 대립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여야 간사들은 추경 심사의 일정 조율을 위해 처음으로 모인 자리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추경은 청년실업에 대한 선제적이고 한시적인 특단 대책"이라고 말했고,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에 "일자리 추경이 아니라 지방선거용 퍼주기"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민주평화당이 핵심 지지기반 지역인 전북 군산이 정부의 한국지엠(GM) 경영정상화 협상 결과 배제됐다며 반발하며 추경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해 심의 과정의 변수로 떠올랐다.

또 추경 심사 기간이 사흘밖에 없어 졸속 심사가 우려되는 만큼 처리 일자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평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도 나와 추경을 둘러싼 대치 전선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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