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분할·합병에 또 반대의견…엘리엇 힘 싣나

입력 2018-05-15 12:01
수정 2018-05-15 15:20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에 또 반대의견…엘리엇 힘 싣나



현대차그룹 "여러 의견 중 하나…주주와 계속 소통"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인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글로비스[086280] 간 분할·합병 계획과 관련해 유력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의견이 처음으로 나왔다.

현대차그룹을 공격한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분할·합병 성사를 위해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1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는 전날(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현대모비스는 주총에서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다음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뒀을 뿐 아니라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또 분할·합병의 근거가 설득력이 없다면서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나온 엘리엇과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의 반대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엘리엇은 지난 11일 공식 성명에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계획에 대해 "타당한 사업 논리가 결여됐고 모든 주주에게 공정하지 않은 합병 조건이며, 가치 저평가에 대한 종합 대책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스틴베스트도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분할·합병의 비율과 목적 모두 현대모비스 주주 관점에서 설득력이 없다"면서 반대 의결권을 권고한 바 있다.

합병비율 산정에서 존속부문 가치가 과대평가되고 분할부문은 과소평가돼 주주들에게 부정적이라는 게 서스틴베스트의 주장이다.

이날 글래스루이스 발표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당사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규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는 점을 주주들과 지속해서 소통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인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다른 유력 자문사들도 곧 찬반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들 의견은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약 2주 앞두고 위임장 확보를 통한 세 규합도 본격화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주요 주주들을 직접 만나거나 콘퍼런스콜 형태로 접촉해 분할·합병안의 정당성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찬성 위임장 얻기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기술변화와 시장변화에 능동적·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 및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의 투명성 증대를 위해 추진되는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에 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엘리엇도 해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반대 위임장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의사를 오는 28일까지 서면으로 접수한다.

분할·합병이 성사되려면 의결권 있는 주식을 든 주주가 3분의 1 이상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30.1%로, 지분 9.83%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48%가량을 쥔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이 중요하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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