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폭행까지 부른 제주 제2공항…후보별 입장은?

입력 2018-05-14 20:03
수정 2018-05-14 20:07
선거 앞두고 폭행까지 부른 제주 제2공항…후보별 입장은?

제주지사 예비후보 토론회, 원점재검토·백지화·용역 결과 후 결정 등 달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6·13 지방선거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며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지역 언론 '제주의소리'와 함께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주제로 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를 열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은 제주사회의 가장 큰 갈등 현안이다.

2015년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위험, 지역 숙원사업 등을 이유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제2공항을 짓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측이 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예정 지역의 안개 일수 등 통계 오류와 오름 훼손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국토부는 반대 측과 협의를 통해 현재 입지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원점에서 추진되고 있다.

제주의 최대 쟁점을 다룬 토론회인 만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바른미래당 장성철,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등 출사표를 던진 5명이 모두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제2공항 추진의 절차와 정당성 문제를 지적한 문 예비후보와 고 예비후보는 각각 제2공항의 '원점재검토'와 '백지화'를 주장했다.

한국당 김 예비후보와 바른미래당 장 예비후보는 제2공항을 포함한 기존공항 확장 등 공항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소통과 논의를 거친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예비후보는 용역 결과에 따라 전면 재검토와 정상적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후보 견해에 대한 1대1 검증토론이 이어지면서 문 예비후보의 제2공항 원점재검토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질문과 공격이 쏟아졌다.

포문은 녹색당 고 예비후보가 먼저 열었다.

그는 "제2공항을 반대하는 후보가 또 나왔는지를 묻는 연락이 올 정도"라며 "검증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좋지만 피해보상만 해결되면 제2공항이 건설돼도 좋다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원 예비후보도 "고 예비후보의 주장은 명확하지만 문 예비후보의 말을 들으면 헷갈린다. 원점재검토의 '원점'의 의미가 백지화와 같은 의미인지 다른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 반대 주민의 표를 의식해 애매모호한 '원점재검토'란 입장을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다른 예비후보들의 비난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예비후보는 "공항 인프라 확충은 필요하다. 다만 절차가 민주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못하다는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 주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원 예비후보가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했던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토론회 말미에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이 단상 위로 뛰어 올라가 원 예비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얼굴을 폭행한 뒤 자신의 팔목을 그어 자해했다.

경찰은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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