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따오기 새장 밖 비상…내년 봄으로 연기될 듯
국가 차원 행사로 준비하다 차질…올가을보다 내년 봄이 유력
(창녕=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중국에서 들여와 복원에 성공한 따오기를 창녕 우포늪 상공으로 날려 보내려던 계획이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15일 환경부와 경남도, 창녕군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께 우포늪에서 복원돼 개체 수를 늘려온 따오기 가운데 20마리를 야생에 방사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한국에서 멸종된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온 것 자체가 한중 정상 간 회담 성과의 상징이었던 점 등을 들어 첫 방사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낙연 국무총리 참석을 요청해왔다.
여기엔 중국으로부터 따오기를 받아 복원에 먼저 성공했던 일본의 첫 방사 행사에 왕세자가 참석한 점도 고려됐다.
경남도와 창녕군 등은 첫 방사 때 중국과 일본 따오기 전문가를 비롯한 중국 임업국과 일본 환경성 담당자를 초청, 한·중·일 축하 행사로 치를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미·일·중 등과 잇단 정상회담이 예고돼 있거나 추진 중이어서 사실상 참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일찌감치 나왔다.
대신 이 총리가 참석해 6·13 선거전 행사를 치르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문화재청을 포함한 4개 기관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봄으로 방사 행사를 연기하기로 최근 협의에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따오기가 자연 방사 적응 훈련을 거쳤다 하더라도 성공적으로 자연에서 살아가는 데는 시기 선택이 가장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5월 중순∼6월 초를 제시했다.
이를 존중할 경우 올해 하반기에 무리하게 방사를 시도하기보단 내년 5월 중순께 날려 보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내에서 야생 따오기는 1979년 판문점 대성동 일대에서 1마리가 관찰된 후 멸종됐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앞선 1999년과 2005년 따오기를 복원해 야생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중국 따오기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직후인 2008년 10월 창녕으로 들어왔다.
당시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김태호 도지사와 김충식 창녕군수 등이 양저우(洋洲)ㆍ룽팅(龍亭)으로 명명된 따오기 부부를 김해공항을 통해 들여왔다.
그 후 2013년 중국에서 수컷 2마리를 더 들여와 복원과 증식에 성공, 현재 313마리로 불어났다.
10년 세월 동안 우포복원센터 직원들은 지극정성으로 따오기를 보살펴왔고 노하우도 많이 축적했다.
자신감을 느끼게 된 창녕군 등 관계기관은 협의를 거쳐 복원 성공을 대외에 알리는 상징적 행사인 야생 방사를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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