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간 EU…미대사관 이전 축하연 동유럽 3국 참석
서유럽 국가는 불참…난민 문제 갈등 이후 계속 대립 구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국의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을 하루 앞두고 13일(현지시간) 열린 축하연에 유럽연합(EU)에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3개국 정부 대표가 참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체코 등 3개국은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비판하는 유럽연합(EU) 성명을 거부했다. 체코, 루마니아는 미국을 따라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에서 열린 축하연에는 미국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반면 서유럽 국가는 축하연에 대표를 보내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행사에 불참한 나라들은 개별적인 코멘트를 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주재 EU 대표부는 1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예루살렘의 지위와 외교 공관의 위치 문제는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가 결정될 때까지 국제 합의를 따를 것이다"라며 미국의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엔 총회는 1947년 11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어느 쪽의 소유도 아닌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의 이전을 지시했다.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유엔의 '2국가 해법'을 지지하면서 합의를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가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4년 EU에 가입한 체코, 헝가리와 2007년 가입한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예루살렘 문제와 관련해 미국, 이스라엘을 지지하며 EU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동유럽 국가들은 2015년 이탈리아, 그리스로 난민이 대거 유입됐을 때 난민을 분산 수용하려는 EU를 비판했고, 민족주의를 앞세워 유럽 내에서 동서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EU 탈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헝가리, 폴란드는 언론 탄압, 사법부 독립 훼손 등으로 각각 EU의 지원 예산이 삭감될 처지에 놓여 있고 루마니아는 부패, 인권 문제 때문에 협력 검증 메커니즘(CVM)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돼 연간 2회 평가를 받고 있다.
EU 가입 10여 년 만에 동유럽 국가들이 서유럽 국가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난민 문제로 촉발된 EU의 균열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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