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태, 교육부로 '불똥'…한진家 인하대 경영 도마에

입력 2018-05-14 16:49
대한항공 사태, 교육부로 '불똥'…한진家 인하대 경영 도마에

동문들 특별감사 국민청원…조원태 사장 편입학 논란 20년만에 재점화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대한항공 총수 일가 '갑질 논란'의 여파가 항공·유통업계에 이어 교육계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인하대학교 총학생회 동문협의회는 14일 한진가(家)의 인하대 족벌경영으로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교육부에 인하대 특별감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청원 게시자는 "인하대에 대한 한진그룹의 비정상적인 운영이 밝혀지고 있다"며 "대한항공 사장이자 한진재단의 이사인 조원태씨의 부정편입, 한진해운 투자 130억원 손실, 총장 선출과정에서의 개입과 횡포 등 수많은 부정행위가 드러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교육부는 인하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정부와 국회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해 사학재단의 세습(경영)과 친족·측근에 의한 경영을 금지하라"며 "한진그룹 관련자와 조씨 일가를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에서 사임하게 하고 이사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청원과 함께 이달 말까지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서명인명부를 청와대와 국회, 한진그룹 본사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한진해운 투자손실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정편입학 사건 등의 경우 교육부가 이미 과거 감사나 조사를 진행하고 후속조치를 한 사안이라 동일 사안으로 다시 감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의혹이나 기존 파악 내용과 다른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검토 가능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인하대는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대학발전기금 130억원으로 한진해운 회사채를 매입했지만, 한진해운 파산 선고가 내려지면서 손실을 봤다.

감사에 나선 교육부는 최순자 전(前) 총장이 원금 손실위험이 큰 회사채에 투자하면서 기금운용위원회를 거치지 않았고, 투자위기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학교법인 측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최 전 총장을 해임하고, 회사채 매입 당시 의사결정에 관여했던 대학 사무처장과 전 재무팀장도 해임했다.

조원태 사장의 부정편입학 의혹 역시 20년 만에 다시 논란이 불거졌지만, 교육부는 당시에도 감사 또는 조사를 진행해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교육부 조사 결과 조 사장은 2년제인 미국 H대에서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크게 못 미치는 33학점(평점 1.67)을 이수하고 외국 대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취득한 뒤 3학년으로 인하대에 편입학했다.

교육부는 당시 인하대의 3학년 편입 대상이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로 돼 있어 조 사장이 인하대에 편법으로 편입학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편법 편입 판정이 내려졌지만, 조 사장은 2003년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으며 2006년에는 미국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기록원 등을 통해 당시의 조사 결과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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