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발암성 미확인" vs "담뱃잎 쓰면 나와"

입력 2018-05-14 16:04
"궐련형 전자담배 발암성 미확인" vs "담뱃잎 쓰면 나와"

담뱃값 새 경고그림·문구 놓고 업계-복지부 공방

업계 "혐오도 지나쳐" vs 복지부 "외국보다 낮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은 시기상조다" "담배가 나쁘고 발암물질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진실이다"

담뱃갑에 새로 부착될 흡연 경고그림과 문구가 14일 공개되면서 보건복지부와 담배업계가 내용과 절차의 적절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담배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담배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가 발표한 경고그림 시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협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암세포 경고그림을 새로 부착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대해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고 유해성 논란이 진행되고 있어 경고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유해성분 검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성급히 암세포 사진을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분쇄해 만든 시트를 쪄서 나오는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033780]의 릴,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의 글로 등이 대표적이다.

협회는 또 '폐암 위험이 최대 26배', '후두암 위험, 최대 16배' 등의 경고 문구에 대해서도 "일부 연구 결과일 뿐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혐오를 과장하는 데 사용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행정절차법에서 보장하는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생락했고, 이번 조치로 담배소매점 종사자와 손님이 혐오스러운 경고그림에 강제로 노출되면서 정신적인 손해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흡연자 단체인 아이러브스모킹도 자료를 내고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이미지 사용은 국민건강증진법의 법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경고그림 제작에 흡연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으니 재논의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시안 설명 브리핑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등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업계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일부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 회사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면서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인이 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경고그림 제작을 지휘한 제2기 경고그림위원회의 지선하 위원(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궐련형 전자담배는 실제 담뱃잎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은 아닐 수 있지만 유해물질이 상당량 들어 있다"면서 "국민이 흡입하고 노출됐을 때의 장기적인 영향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또 '밀실논의' 주장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에 따르면 이해관계자에 해당하는 담배제조사 등은 논의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또 혐오성이 지나치다는 주장에는 "건강증진법에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 그림은 외국과 비교해서는 혐오도가 낮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새로운 흡연 경고그림 및 문구에 대한 의견을 내달 4일까지 수렴한다. 복지부는 "행정예고 기간에 업계와 전문가, 개인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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