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가 살해 공언한 필리핀 시장, 기습 총격에도 '멀쩡'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대장'이라며 살해하겠다고 공언한 필리핀 세부 주의 한 시장이 기습 총격을 받았지만 다치지 않았다.
14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께 필리핀 중부 세부 주 다안반타얀 시의 한 항구에서 비센테 루트 시장과 가족 등이 총격을 받았다.
루트 시장과 손자 등 가족은 다치지 않았고, 운전기사 2명과 가사도우미 1명은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괴한은 항구에 숨어 있다가 루트 시장 일행이 보트에서 내리는 순간 M16 소총을 난사한 뒤 흰색 밴을 타고 달아났다.
루트 시장은 "누가 나와 가족을 노렸는지 모르지만 정치적 동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9월 당시 경찰서장이던 루트 시장이 불법 마약 거래에 개입한 정부 관료 명단에 항상 올라와 있다며 '마약 대장'이라고 불렀다.
당시 루트 시장과 함께 마약에 연루됐다는 지적을 받은 다른 시장 3명은 총격으로 숨졌고, 1명은 옥살이를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루트 시장이 행정부를 나쁜 일에 악용했다며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루트 시장 피습 사건에 대해 필리핀 대통령궁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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