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 伊프란치스코 수도회 평화상 수상

입력 2018-05-13 20:22
메르켈 독일 총리, 伊프란치스코 수도회 평화상 수상

수락 연설서 난민 공생·국제 분쟁 해결 노력 촉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톨릭의 노벨 평화상'으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평화상을 받았다.

메르켈 총리는 12일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의 성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열린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상은 평생 빈자들과 함께하며 청빈과 겸손의 삶을 산 프란치스코(1182∼1226년) 성인의 정신을 이어받은 아시시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이 세계 평화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

역대 수상자로는 '폴란드 민주화의 영웅'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 평생 빈민을 위해 헌신한 마더 테레사,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이끈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등이 있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으로 떠난 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이 독일 사회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수상 연설에서 유럽으로 유입되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로 자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등에서도 기성 정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국가주의와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지만 "평화를 이루려면 우리 자신의 안녕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이웃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사태, 최근 격화하고 있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등 지구촌 곳곳의 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분쟁 해결을 위해 국제 사회의 지도자들이 더 노력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인도적 비극 중 하나로, 지역 이해관계의 충돌, 종교 간 다툼이 됐다"며 "오늘 받은 이 상은 나를 비롯한 유럽 지도자들이 분쟁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4년 4월 내전 발발 이후 1만 명 이상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냉전이 종식돼 유럽에 평화가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틀렸다"고 개탄했다.

한편, 개신교 목사의 딸인 메르켈 총리는 이날 부상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묘실에 놓인 유리 램프의 모형본을 건네받자 "영감을 줄 이 램프를 내 책상 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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