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9세 소녀 등 일가족 6명이 교회 3곳 자폭테러…13명 사망(종합3보)
경찰 "시리아에서 돌아온 IS 동조자"…IS, 테러 배후 자처
(자카르타·하노이=연합뉴스) 황철환 민영규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제2 도시인 수라바야 시에서 9세 소녀를 포함한 일가족 6명이 성당과 교회 3곳에서 연쇄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하는 일이 벌어졌다.
13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께(이하 현지시간) 동(東) 자바 주 수라바야 구벙 지역의 성당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어 오전 8시께 디포느고로 거리와 아르조노 거리에 있는 교회 두 곳에서 잇따라 폭탄이 터졌다.
이날 연쇄 폭탄테러로 용의자를 포함해 모두 13명이 숨졌고, 경찰관 2명을 포함해 41명이 부상했다.
애초 2명이었던 사망자는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현지 경찰은 테러 용의자 6명이 일가족이며 시리아에서 인도네시아로 돌아온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동조자 500명 가운데 일부라고 밝혔다.
경찰 발표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일가족 가운데 16세와 18세인 아들 2명이 먼저 폭탄을 실은 오토바이를 타고 성당 경내로 들어가 자폭했다.
이어 얼굴을 가린 엄마가 9세와 12세인 딸 2명을 데리고 디포느고르 거리에 있는 교회 경내로 들어가다가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자 자살 폭탄테러를 벌였다.
비슷한 시간 아르조노 거리에 있는 교회 앞에서는 아버지가 차량을 이용해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수라바야 시에 있는 모든 성당과 교회에 미사나 예배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고 일대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경찰은 또 인도네시아의 IS 연계 테러조직인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가 이번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로 보고 있다.
IS도 이날 선전 매체를 통해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2억6천만 인구의 90%가 이슬람을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선 JAD의 테러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크고 작은 테러를 벌여 온 JAD는 실질적 지도자인 이슬람 성직자 아만 압두라흐만(45)이 2016년 자카르타 도심 총기·폭탄 테러 등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올해 초 기소되자 공세를 강화해 왔다.
지난 8일에는 대테러 작전 등 특수임무를 전담하는 인도네시아 경찰기동타격대(BRIMOB) 본부 구치소에서 JAD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수감자들이 무장폭동을 일으켰다가 사흘 만에 전원 진압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정보당국은 이번 연쇄 폭탄테러가 구치소 무장폭동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수라바야 시를 방문해 "경찰과 민간인은 물론 심지어 무고한 어린이를 희생양으로 삼는 이런 행위는 인간성의 한계를 넘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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