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집권 2년…"사상 최악 경제침체 탈출" 자평
한 자릿수 국정 지지율에 발목…취임연설서 밝힌 정책 이행률 저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로 집권 2년을 채웠다.
올해 77세인 테메르는 브라질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지난 2016년 당시 부통령이던 테메르는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으며 같은 해 5월 12일 우파 정부를 출범시켰다. 8월에 연방상원이 호세프 탄핵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나서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브라질을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에서 구해낸 것을 최대 실적으로 자평했다.
그는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 속에 실업자를 구제하고 책임 있는 재정정책, 사회구호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브라질은 이제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되찾고 고용도 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은 그에 대해 냉담한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나온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조사 결과를 보면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6%, 부정적 70%, 보통 23%로 나왔다.
1월 말 조사 때의 긍정적 6%, 부정적 70%, 보통 22%와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이다.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은 2% 수준에 그쳐 대선 출마를 거론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유력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테메르 대통령이 취임 당시에 밝힌 19가지 약속 가운데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진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강화와 물가 안정 등 2가지뿐이라고 보도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와 비교해 국정 전반에 걸쳐 진전이 이뤄졌다는 대통령실의 자체평가를 무색게 하는 내용이다.
테메르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에도 "오는 7월까지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좌파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중도 진영 러닝메이트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한 자릿수 국정 수행 평가와 저조한 지지율 때문에 테메르 대통령이 운신 폭을 넓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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