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도 비행기처럼 왕복 운항을'…머스크 또다른 도전 나섰다
최대 100번 재활용 가능한 팰컨9 발사…"미치도록 어렵지만 전례없는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민간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섰다. 수십 번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로켓 팰컨9가 무사히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날 오후 4시 14분 미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팰컨9의 최신 버전인 '블록5'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블록5에는 방글라데시의 통신 위성이 탑재됐다.
이번 발사가 시선을 끈 것은 팰컨9의 기존 버전들은 한차례 재활용 발사만 시도됐었으나 블록5는 최소 10여 번 이상, 최대 100번까지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고안된 로켓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우주여행 상업화의 핵심은 바로 로켓 재활용이라는 일념하에서 지난 2015년부터 재활용 가능 로켓인 팰컨9 개발 및 시험 발사에 열을 올려왔다.
로켓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 발사한 로켓을 다시 지구로 무사히 귀환시켜 회수할 수 있다면 로켓 발사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객을 태워 나르는 상업용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한 뒤 폐기되지 않고 계속 왕복 운항하는 것처럼 로켓도 왕복 운항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보자는 게 머스크의 구상이다.
이날 발사된 블록5의 1단계 추진체도 지구로 다시 돌아와 목표 추락 지점인 태평양 무인 플랫폼 선박 위로 무사히 안착했다. 이런 방법으로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총 24개의 로켓을 회수했다.
머스크는 블록5 발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발사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에는 블록5를 한번 발사한 뒤 회수해 곧바로 다시 발사하는, 즉 '하루 두 번 발사'를 시도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활용도 재활용이지만 같은 로켓을 정비 과정 없이 하루 두 번 연이어 발사하는 것은 전례 없는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터무니없을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로켓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2002년부터 16년 동안 극도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미치도록 어려운 일이고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내야 하지만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블록5는 향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들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는 임무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NASA의 유인 우주선에 스페이스X의 로켓이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ASA는 스페이스X와 보잉 두 곳의 민간업체와 유인 우주선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화성 식민지화'가 최종 목표인 머스크는 지난 2월엔 역대 최고 중량 로켓 '팰컨 헤비'에 테슬라 전기차 '로드스터'를 탑재시켜 화성 궤도를 향해 발사하는 데에도 성공,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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