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먹튀 논란' 정치 쟁점화…野 "부실·굴욕협상 국정조사"
"선거철 대량해고 막으려 졸속 실사…與 원내대표 지역구 최대 혜택"
산은 "먹튀 주장, 사실과 달라" 반박…"10년 뒤를 누가 장담할 수 있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한국지엠(GM) 정상화를 둘러싼 미국 GM 본사와 산업은행의 협상 결과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구조조정 원칙을 관철하면서 일자리도 지켜낸 최선의 결과였다고 자평한 반면, 야권은 부실하고 굴욕적인 조건으로 GM의 '먹튀'만 돕는 꼴이 됐다며 국정조사를 별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3월 공동 발의한 국조 요구서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지도부와의 국회 정상화 협상 테이블에 다시 올려놓겠다고 13일 밝혔다.
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드루킹 특검'이 먼저지만, 한국GM에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부분도 국조를 통해 엄중히 따져야 한다"며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협상 의제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정책위의장도 통화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매출원가비율이나 횡령에 가까운 연구개발비 책정 등 한국GM 부실화의 원인을 실사에서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은 채 세금을 퍼주려 한다"며 "국조를 적극 추진하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국회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대량 실직 사태에 따른 여론 악화를 막으려고 GM의 요구에 끌려다니다 굴욕적 타협을 했다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이들은 특히 산업은행이 7억5천만달러(8천억원)를 한국GM에 투입하면 결과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 민주당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천 부평)라는 점을 파고들 태세다.
지 의장은 "홍 원내대표는 사실상 이해관계자로서 한국GM 노사 임단협부터 개입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산업은행이 관리하던 대우조선해양[042660]이 그랬듯,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의 무책임한 처사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의원이 민주당 (한국GM) 특별위원장 자격으로, 굉장히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데 애를 많이 쓰셨다"며 "그분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악조건에서도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냈다는 '가성비론'을 앞세워 이번 협상에 대해 야권과 정반대의 인식을 보였다. "(협상을) 시작할 때는 이 정도까지 끌어낼 수 있을까 싶었다"(이동걸 회장)고 할 정도로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기존 대출금 28억달러(3조원) 출자전환으로 대주주 GM의 책임을 물었고, GM과 산업은행이 각각 36억달러(3조9천억원)와 8천억원을 대출·출자하면서 노조는 인력구조조정을 감수하는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이 이뤄졌고, 한국GM에 신차 2종이 배정되는 등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구조조정 3대 원칙'을 지켜냈다고 정부는 자평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산업은행의 출자에 대해 "전체 지원액 71억5천만달러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산업생산, 수출, 고용, 지역경제 등 전방위에 걸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M과의 협상 실무를 진두지휘했던 이동걸 회장은 야권의 '먹튀' 프레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최악의 경우 GM이 한국을 떠나더라도 64억달러 중 최소 36억달러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공짜로 먹고 튀는' 게 아니라는 논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GM의 지분 매각을 제한한 10년이 지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GM 본사의 생존조차 10년을 장담할 수 없는 게 냉혹한 현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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