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촉발' 안태근 이번 주 첫 재판…이영학도 2심 개시

입력 2018-05-13 06:00
'미투 촉발' 안태근 이번 주 첫 재판…이영학도 2심 개시

안태근, 성추행 피해검사에 인사보복 혐의…이영학은 1심서 사형 선고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여성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까지 했다는 의혹이 폭로되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안태근(52) 전 검사장 사건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된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10시 2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의 첫 재판을 연다.

안 전 검사장은 2015년 8월 자신이 성추행한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가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서 검사의 인사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한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에 대한 좌천성 인사를 무리하게 강행했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이 실제로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으나 고소 기간이 지나 입건하지 않았다.

안 전 검사장 관련 의혹은 서 검사가 지난 1월 말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은 법과 정의를 지켜야 하는 검찰 조직에서 권력형 성범죄와 고질적 성차별이 버젓이 발생한 사실을 일깨워줬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는 정치권과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에서 새로운 폭로가 터져 나오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준비절차 없이 곧바로 정식 재판을 진행하는 만큼 안 전 검사장은 반드시 이날 법정에 나와야 한다. 유해용(52·사법연수원 29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인'의 함윤근(52·31기) 변호사, 법무법인 경림의 정재욱(49·39기) 변호사 등이 안 전 검사장의 변호를 맡는다.

안 전 검사장 측에서는 부당한 '보복성' 인사 개입이 실제로 있었는지, 법무부 검찰국장의 인사 재량이나 직무권한 밖에 해당하는지 등을 두고 무죄를 주장하면서 검찰과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검사장에 앞서 지난해 딸의 동창인 중학생을 성추행하고 살해해 사회에 충격을 던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의 항소심도 이번 주 처음 열린다.

이영학의 항소심 첫 재판은 17일 오후 3시 서울고법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그는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한 혐의와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차량에 싣고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아내(사망)를 성매매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자신의 계부(사망)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아내를 폭행한 혐의 등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엽기적이고 사이코적'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이영학의 범행을 비판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이영학은 항소 이후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진심으로 범행을 후회한다는 점을 내세워 형량을 감경해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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