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 대지진 10주년 맞아 '복구 완료' 선언
복구 및 구호에 집중된 힘 애국주의 승화 고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12일로 쓰촨(四川) 대지진이 발생한지 정확히 10주년이 됐다.
중국은 복구 완료를 선언하며 당시 피해 복구와 구호에 집중됐던 힘을 중국몽(中國夢) 실현으로 승화시키려 애쓰고 있다.
2008년 5월 12일 오후 2시 28분(현지시간) 중국 서남부의 쓰촨성 일대에 규모 7.9의 강진이 덮쳐 이 지역 마을과 도시를 갈가리 찢어놓고 산과 건물을 무너뜨렸다.
멀리 태국과 베트남, 파키스탄까지 진동이 감지될 정도였다.
공식 통계로 6만8천712명이 사망하고 1만7천921명이 실종돼 총 8만7천명 가량의 인명손실이 발생했다. 37만명이 부상하고 500만명이 집을 잃었다. 직접적인 경제손실도 8천452억 위안(142조원)에 달했다.
신중국 성립 이래 파괴력이 가장 크고 탕산(唐山) 대지진 이후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지진으로 기록됐다.
쓰촨 대지진의 진원지인 원촨(汶川)현은 이날 '한마음으로 중국심(中國心)을 만들자'는 주제로 피해자 추모 활동과 함께 지진 복구에 도움을 준 중국 내외의 인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행사를 했다.
한국도 당시 119구조대원들을 파견해 구조활동을 지원한 바 있다.
펑칭화(彭淸華) 쓰촨성 서기는 전날 당시 지진 구호와 복구를 지원한 각국 정부 대표단과 주중 대사들을 만나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10년 사이 중국 인민과 외국 친구들의 지원으로 피해복구와 지역 발전에 큰 성취를 거두며 경제사회의 도약과 도시농촌의 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복구 과정에서 쓰촨을 한 거점으로 삼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혜택을 받았다고 했다.
폐허가 된 피해지가 새 도로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재민들은 새 집을 얻고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수천명의 고아들을 입양해 새로운 가족을 꾸리기도 했다.
쓰촨성 정부는 지진 피해를 본 39개 현·시(縣·市)의 작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이 6천829억 위안으로 2008년 지진 당시(2천247억 위안)의 3.04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진은 일시적인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신참 강대국으로 막 부상하는 시점의 중국에 큰 상처와 교훈을 남겼다.
한창 수업 중이었던 현지 학교 건물들이 잇따라 무너지며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숨지자 '두부 교사(校舍)'라는 비아냥과 함께 인재(人災) 비판이 커졌다. 구호 기금 관리를 둘러싼 부정부패도 끊이지 않았다.
126명의 학생이 숨진 미엔주(綿竹)시 푸신(富新)2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대부분 외동 자녀를 잃은 이들 부모는 지금까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열악했던 중국의 응급체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지진경보 시스템이 더욱 체계화됐고 각급 학교와 관공서는 정기적으로 지진대피 훈련을 벌인다.
중국은 2009년부터 쓰촨대지진이 발생한 5월 12일을 '재난방제의 날'로 정해 재난구호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시 중국 전역에서 구호, 성금의 물결과 지원의 손길이 쇄도하며 중국내 애국주의가 발흥하게 된 계기도 됐다.
1만명 주민중 절반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된 원촨현 잉슈(映秀)진 마을은 쓰촨 대지진의 상징도시로 지금은 당시 지진 상황을 되돌아보는 관광지로 변했다.
지진으로 기울어진 건물을 그대로 남겨놓아 지진 유적지로 삼은 쉬안커우(선<물수변旋>口)중학과 지진피해자 공동묘지, 원촨 대지진 기념관 등에는 매년 400만명이 다녀간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월 잉슈진을 방문해 지진 유적지를 보호해 애국주의 교육기지로 발전시킬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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