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한다"며 업주 살해 알바생 2명 징역 20∼25년

입력 2018-05-11 16:32
"잔소리한다"며 업주 살해 알바생 2명 징역 20∼25년

재판부 "죄질 매우 나빠 사회와 장기간 격리할 필요"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새벽까지 술을 마신다고 잔소리하는 업주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르바이트생 2명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사건 발생 당시 이들은 업주의 도움으로 일하며 가게에서 집처럼 생활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영환 부장판사)는 11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0)씨에게 징역 25년을, 피고인 B(20)씨에게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가 범행을 주도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C(39)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오전 4시께 경기도 남양주시내 한 중고 가전제품 가게에서 업주 D(52)씨를 살해한 뒤 현금 60만원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사결과 아르바이트생인 A씨와 B씨는 범행 당일 가게 안에 있는 방에서 술을 마시던 중 D씨가 "아침 일찍 일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술을 마시느냐"고 잔소리하자 전기줄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임금을 적게 줘서 갈등이 있었고 감정이 좋지 않은데 잔소리를 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C씨는 당시 옆방에 있었으며 이상한 낌새에 밖으로 나와 D씨가 숨진 것을 보고 A씨 등과 함께 달아났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끄고 오토바이 두 대에 나눠 탄 뒤 도주했으나 범행 나흘 만에 전북 전주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C씨 역시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으나 밝혀내지 못하고 결국 도피를 도운 혐의만 적용했다.

재판부는 "자신들이 일하던 가게 주인을 특별한 이유 없이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으로 범행 동기, 수단, 방법, 결과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고인들은 엄벌해 장기간 사회와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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