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30] ② 태극전사 생존 경쟁…'최강 베스트 11을 찾아라'
도박사들, 한국의 조별리그 승리에 고배당…'최약체 인정'
신태용 감독, 손흥민 사용법 심사숙고…주전급 선수 줄부상은 악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손흥민의 결정력을 극대화할 최강 베스트 11을 찾아라!'
한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48)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FIFA 랭킹 61위인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서 랭킹 1위인 '전차군단' 독일을 필두로 '북중미 최강' 멕시코(랭킹 15위)와 유럽의 강호 스웨덴(23위)까지 힘겨운 상대와 16강 진출을 놓고 싸워야 한다.
한국은 독일과 역대 전적에서 1승 2패로 밀렸고, 스웨덴과는 2무 2패에 그쳤다. 그나마 멕시코와는 4승 2무 6패로 어느 정도 대등하게 버텼다.
상대 팀과의 전적이 이야기해주듯 한국은 F조에서 최약체다. 이는 도박사들이 먼저 인정하고 나섰다.
영국 베팅업체인 윌리엄힐은 월드컵 조별리그 F조 경기를 전망하면서 한국과 스웨덴의 1차전 경기에 대해 한국의 배당률을 12/5(2.4배)로 책정했다. 반면 스웨덴은 11/10(1.1배)이었다.
배당률에서 분자가 분모보다 작을수록 적중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이 이긴다는 것에 1만원을 걸었다면 원금을 합쳐 3만 4천원을 받을 수 있다. 스웨덴의 승리에 베팅했다면 원금 포함 2만 1천원의 수입이 따른다.
한국과 멕시코의 2차전에 걸린 한국의 배당률은 27/10(약 2.7배)였고, 한국-독일의 3차전에는 한국의 승리에 무려 11/1(11배)의 배당률이 책정됐다.
한국이 독일을 꺾는다는 데 1만원을 걸면 원금 포함 12만원의 '대박'을 칠 수 있다는 얘기로 사실상 한국이 이길 확률이 없다는 뜻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F조 최약체지만 신태용호는 '볼은 둥글다'는 축구의 격언처럼 '러시아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상대 팀 전력 분석을 통한 최적 전술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통해 상대 팀별 '최강 베스트 11'을 꾸리는 것이다.
신 감독은 14일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최종엔트리를 결정한다. 부상자들의 상황을 지켜보는 차원에서 '23명+알파'로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무릎), 김민재(전북·정강이뼈 골절), 김진수(전북·무릎), 염기훈(수원·갈비뼈 골절) 등 핵심급 선수들이 잇달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게 걱정거리다.
신 감독으로선 이들의 부상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최강의 베스트 11을 구상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신태용호 '필승 전술'의 핵심은 결국 유럽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의 결정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짜는 것이다.
손흥민은 신태용호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격자원이다. 최전방에서 투톱 스트라이커를 맡을 수도 있고, 좌우 측면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손흥민은 득점뿐만 아니라 도움 능력도 갖췄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29개(18골·11도움)를 달성했다.
신태용 감독이 4-4-2 전형을 주요 전술로 가동하는 만큼 손흥민과 투톱 호흡을 맞출 파트너도 관심거리다.
지금으로써는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뛰는 '황소'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유력하다.
황희찬은 결정력은 물론 저돌적인 돌파가 특징이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역할에 능해 손흥민과 최적 투톱 조합이 예상된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백업 스트라이커 자원으로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과 베테랑 이근호(강원)가 버티고 있다.
다만 왼쪽 날개는 걱정이다. 왼쪽 공격수 염기훈이 갈비뼈 부상으로 전치 4주를 받은 상황에서 이렇다 할 왼쪽 자원이 눈에 띄지 않아서다.
대표팀의 2선 공격자원은 프랑스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권창훈(디종)을 비롯해 이재성(전북), 구자철, 이창민(제주) 등이 있다.
왼쪽 날개가 원활치 않으면 손흥민이 투톱 대신 왼쪽 날개로 이동하고, 황희찬이 김신욱 또는 이근호와 투톱 스트라이커를 맡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최근 소속팀에서 투톱 스트라이커까지 맡은 권창훈의 전격적인 투입도 가능하다.
이러면 이재성이 오른쪽 날개를 맡을 수 있다. 오른쪽 날개 백업 요원으로는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도 거론된다.
중앙 미드필더는 '패스 마스터'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붙박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서는 '더블 볼란테'의 기성용 파트너로는 정우영(빗셀 고베)과 이창민이 있다.
신태용호의 약점으로 손꼽히는 포백은 부상 변수로 베스트 멤버를 뽑기 어려운 상태다. 왼쪽 풀백 김진수와 중앙 수비수 김민재의 복귀 시기가 중요하다.
김진수의 대안으로는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박주호(울산)가 거론되는 가운데 김민우, 홍철(이상 상주)도 경쟁 구도다.
오른쪽 풀백은 이용(울산), 최철순(전북), 고요한(서울)이 경쟁하고,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체제가 굳어졌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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