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책혐시대의 책읽기·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입력 2018-05-11 14:28
[신간] 책혐시대의 책읽기·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이제는 부모를 버려야 한다·역사수업의 길을 묻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책혐시대의 책읽기 = 김욱 지음.

사고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올바른 책읽기 태도와 방법을 알려준다.

풍부한 독서를 바탕으로 다방면으로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는 저자는,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책과 책읽기는 헛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대단한 사상가와 현자가 쓴 책을 읽더라도 그것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나갈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베껴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책에 있는 얘기로 내 생각에 권위를 입히기 위해서 하는 장식적인 독서 역시 '가짜 독서'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바람직한 책읽기를 위해 거쳐야 할 과정으로 스마트폰 때문에 멀어진 책과 다시 만나는 '책과 화해하기', 일상에서 책을 가까이 두는 '책과 마주하기', 취향껏 각 분야 책들을 읽어 들어가는 '책과 사귀기', 그리고 책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기 위한 '책과 헤어지기' 등 4단계를 제시한다.

"책읽기의 본질은 지식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지배하는 지혜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책으로부터의 해방이다. 과거의 지식을 담은 모든 책은 당신의 지혜로운 창의력에 의해 죽기 위해 태어났다."

개마고원. 296쪽. 1만5천원.



▲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 이경태·남소연·소중한·신나리·유성애·이희훈 지음.

세월호 참사로 잃은 아들, 남편, 아빠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마지막 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단원고의 남현철 군, 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그리고 일반인 권재근 씨와 권혁규 군 부자 등 5명은 2014년 4월 16일 참사 후 3년 7개월, 1천131일이 흐른 뒤에도 유해가 나오지 않았다.

시신이라도 수습하겠다며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 목포신항을 전전하던 가족들은 세월호가 인양된 직후인 2017년 11월 18일 합동 추모식을 한 뒤 장례를 치렀다.

저자인 오마이뉴스 기자들은 네 가족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기 위해 동행하면서 가슴 속에 대못처럼 박힌 이야기들을 듣고 기록했다.

북콤마. 288쪽. 1만5천500원.



▲ 이제는 부모를 버려야 한다 = 시마다 히로미 지음. 김나랑 옮김.

고령화 시대 가족 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직설적으로 조언한다.

일본 종교학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부모든 자녀든 일찌감치 독립해 각자의 살길을 모색하는 것만이 고령화 시대에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 10건 중 1건은 이른바 '간병 살인'으로, 노령의 부모를 오랫동안 간병하던 자식이 정신적·신체적·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결국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간병 살인은, 패륜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 당사자들 대부분이 평소 주변에서 효자로 칭찬받던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더 비극적이다.

저자는 고령화 시대의 효도는 불효보다 위험하다는 잔인한 진실을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살인이나 동반 자살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세상에는 간병으로 인생을 허비하고 희생당하는 사람이 무수히 존재한다.… 간병으로 인한 비극을 겪지 않으려면 이제 부모를 버릴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식의날개. 200쪽. 1만4천원.



▲ 역사수업의 길을 묻다 = 윤종배 지음.

30년 경력 역사교사의 성찰이 담긴 살아있는 역사교육론.

저자는 1987년 서울 여의도중학교를 시작으로 지금의 서울 중평중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왔으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도 지냈다. '나의 역사수업'(2008년) 등 역사교육에 대한 책 여러 권을 쓴 저술가이기도 하다.

풍부한 수업 경험과 노하우, 수석교사로서의 수업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수업 목표, 역사교사가 가져야 할 철학, 역사수업 구성과 방법에 이르기까지 현장 역사교사들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휴머니스트. 388쪽. 2만2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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