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갈등에 미국산 수입차 통관 늦춰…별도 기술검사 요구

입력 2018-05-11 12:18
中 무역갈등에 미국산 수입차 통관 늦춰…별도 기술검사 요구

무역전쟁 실탄 비축 위해 브라질산 대두수입 80% 늘리기로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격화되자 미국산 수입 자동차의 통관을 까다롭게 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찰자망은 최근 미국산 수입품들에 대한 중국 세관의 검역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중국에 수출한 차량들이 대거 중국 항구에 묶여 있다고 11일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에서 들여온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 승용차들이 중국내 각 세관에서 별도의 기술검사를 요구받으며 통관이 심상찮게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포드는 주로 상하이(上海)와 톈진(天津)항을 통해 중국에 차량을 들여온다. 포드 차이나 관계자는 차량 배기부품에 대한 규정외 검사를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포드 외에 독일 BMW,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들여오는 차량에 대해서도 지난 2주 사이에 통관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인기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일본과 독일 자동차 회사가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국에 수입해 들여올 때에는 이 같은 지연 현상은 없었다.

미국 GM 차량은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올해 북미 지역에서 생산해 중국에 수입할 예정인 차량은 150대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세관측은 이들 미국산 차량이 일부 기술기준과 맞지 않아 통관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미중 무역갈등이 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점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전쟁 격화에 대비해 미국에 공세를 취할 화력도 비축 중이다.

미국산 수입 대두에 대해 25%의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중국은 최근 대체 수입국 물색에 나서면서 브라질산 대두 구매량을 앞으로 5년간 80%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터넷매체 계면(界面)에 따르면 중국 국유 농식품기업인 중량(中粮) 그룹은 브라질 최대 대두 산지인 마토 그로소주(州)에서 수매량을 연간 400만t에서 5년내 720만t으로 80%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브라질 현지에서 농가들과 직접 접촉하며 전방위 구매 상담을 벌이는 중이다.

중국의 4월 대두 수입량은 전년보다 13.7% 감소한 690만t으로 시장 예상치 850만t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3월부터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전년보다 27% 줄인 반면 브라질산과 러시아산 대두 수입량은 각각 30%, 두배 늘렸다.

중국의 반격은 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겨냥하고 있다.

자동차와 대두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지지했던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주력 생산품을 상징한다.

미국의 반(反) 보호무역주의 단체인 '아메리칸 액션포럼'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보복관세로 미국 10개주가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손실을 입게 되는데 이중 7개 지역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곳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지역은 루이지애나주로 2016년 경제 총량의 2.6%에 해당하는 6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고, 이어 워싱턴주는 53억 달러(1.1%), 텍사스주는 40억 달러(0.2%) 손실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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